네덜란드&런던 여행기 - 7 (암스테르담 시내 밤풍경)
암스테르담 중심가는 사실 크기가 적당해서 굳이 대중교통 수단을 타지 않아도 충분히 도보로 커버가 가능합니다.
거기에 치안도 꽤 준수한 편이라서 밤거리 돌아다녀도 크게 위험하지는 않고요.
이제 식사에 펍까지 구경했으니 진짜 암스테르담의 중심가로 나가봅니다.
어느덧 시간이 밤 8시를 넘겼는데요, 같은 확실히 거주지 쪽은 차분하고 조용합니다. 사진으로 찍힌 것보다 실제 풍경은 더 어둡고 가라앉은 느낌이랄까요. 오히려 사진에서 빛번짐이 너무 드러나서 실제보다 밝아 보이는게 함정이죠ㅎ
전에 헤이그 편에서도 말씀드렸던 거 같은데 네덜란드에서 'Coffeeshop'이라고 하면 절대 우리가 생각하는 카페를 떠올리시면 안됩니다.
바로 대마초를 합법적으로 판매하고 또 피울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뭐 예전에 비하면 대마에 대한 인식이 좀 달라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꺼려지는 부분도 있고 뒤에 설명드릴 내용도 있어서 저는 한번도 시도 안했습니다.....
어느덧 중심가와 좀더 가까워지면서 풍경도 좀 다르죠? 건물들이야 어차피 거기서 거기지만 상점들이나 사람이 서서히 더 많아지는게 한눈에 보인답니다. 주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스트릿푸드나 기념품 전문 가게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죠.
암스테르담 시내를 지나다니면서 자전거 못지않게 흔하게 보는 것이 바로 트램입니다. 경험상 유럽에서 100만~300만 정도 되는 도시들은 시내 한복판에 차량 통행을 최대한 억제시키는 대신 트램과 자전거로 그 수요를 유도시키는 쪽으로 정책을 펴는데, 암스테르담은 그 정점에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트램이 노선이 다양해서 그런지 버스도 그렇게 많이 다니는 걸 못봤어요. 아 참고로 암스테르담의 대중교통요금은 상당히 부담스러운데, 2일 이상 머무실 분들은 24시간/48시간 무제한 이용권을 사는 게 효율적입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건물과 맥도날드 간판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가 중심가에서 가장 큰 도로입니다. 밤중인데도 차는 그렇게 많이 다니지 않고(그나마도 그 중에 택시 비중이 꽤 높습니다) 자전거와 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보이더라구요.
중앙역 앞쪽 대로를 건너오면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암스테르담의 상업&유흥 중심지역입니다. 참고로 그 유명한 홍등가(Red Light District)는 여기서 조금만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데, 그 이야기는 또 따로 다뤄볼께요.
길거리에 간단한(?) 식사 또는 간식거리들 파는 작은 가게들이 많은데, 보통 누들박스는 한개에 10유로 안팎이고 츄러스. 와플, 크레페, 도넛 파는 가게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참고로 네덜란드에서 유명한 스트룹와플 같은 경우는 이런 데 말고 전문점들이 따로 있는데 그런 곳들은 희한하게도 7시 전에 다 셔터를 내립니다ㅋㅋㅠㅠ(그리고 카페들은 스타벅스 제외하면 보통 7시쯤 영업 종료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암스테르담하면 역시 이런 성문화를 이야기 안할 수가 없는데요... 확실히 성인용품 가게들이, 그것도 되게 개방적인 느낌으로 많이 보입니다. 저 2장에 나온 가게들에 쇼윈도에 있는 상품들이 뭔고 하니 ㅈㅇ기구입니다.... 뭐 사진 찍어놓고 이런이야기 하면 좀 웃기긴 한데 숭하긴 하더라구요^^;;
깔끔하고 차분했던 주택가와는 달리 중심 상업지구는 확실히 시끌벅적하고 길바닥도 좀 지저분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걸으면서 이런저런 음식들 사먹고 하는데 결코 깔끔하기는 어렵겠죠. 거기에 다니다 보면 그 묘한 냄새가 거리를 휘감는데 바로 그게 대마초 냄새입니다. 아 참고로 중심가에 있는 대마초 흡연 가능한 펍들은 앞에 경호원 같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다른 곳들과 달리 경찰들이 한번씩 눈에 띕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방에서 간단히 먹을 과자와 음료수를 사기 위해 편의점(SPAR라는 체인인데, 은근 매장 규모가 있어요)에 들렀는데 역시 관광객 눈에는 치즈 덩어리와 스트룹와플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 치즈들이 다 색이 다른데 진한 노랑은 머스타드, 빨간 색은 삼발(인도네시아에서 쓰는 매운맛 소스입니다), 회색(???)은 후추맛이랍니다. 가격이 저정도면 꽤나 싼 편이죠ㅎㅎ 그리고 스트룹와플은 전문점에서 파는 것과 비교해도 크게 퀄리티가 떨어지는건 아니니까 여기서 저렴하게 여러 봉지 사가서 선물로 돌리시는 것도 괜찮아요.
숙소로 돌아가는 배를 타기위해 무조건 거쳐야 하는 암스테르담 중앙역입니다. 굉장히 오래되고 또 규모가 큰 역인데, 이 역은 또한 일본 도쿄역의 모티브가 된 걸로 유명합니다. 한때 서울역 구역사가 이 건물을 본떠서 만들었다는게 오랫동안 정설이었는데, 요츰에는 서울역은 스위스 루체른역을 본때서 지었다는 게 맞다고 봅니다. 역이 원체 큰데도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다보니 확장을 거듭했는데요, 전에 사진에서 보여드렸던 부분이 확장 증축이 이뤄진 쪽이고 지금 여기가 바로 처음 역을 지었을 때의 모습이 더 온전히 남아있는 쪽입니다.
여기서 ICE, 탈리스, 유로스타 같은 국제 고속열차를 타고 영국, 독일, 프랑스, 벨기에로 향할 수 있기 때문에 늘 여행객들로 북적대곤 하죠.
이렇게 여행 전체 일정중에 첫 날이 끝났습니다. 늘 조회수가 높던데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음 후기에서는 암스테르담의 미술관과 운하 투어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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