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모든 학생들이 수능공부를 해야 할까
또 다시 수능철이 오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쯤 고3 교실은 공부하는 소수 이외에 다들 노느라 바쁠거고, 반수생이나 N수생은 못 다한 공부를 하느라 바쁘겠죠. 내년에 한번 더 해 볼까?라는 생각도 스멀스멀 피어날거고요( 모두 제 경험담입니다 )
근데, 대학에 오고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꼭 모든 학생들이 수능 공부를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요. 수능 강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고등학생 때 1년 동안 죽어라 수능 공부를 해 봐야 나중에 무슨 일이든 잘 할 수 있다고. 지금 여러분이 할 수 있는 행동 중에서 공부하는게 제일 좋은거라고.
부모님들도 거듭니다. 공부할 때가 제일 좋은거라고. 지금 열심히 공부해놔야 나중에 편해진다고. 근데요... 진짜 그럴까요? 진짜 공부할 때가 제일 좋은걸까요? 진짜 모든 학생들이 1년 동안 죽어라 수능공부를 해 봐야 인생을 잘 사는 걸까요?
그러면 애초에 수능을 볼 수 없는, 어릴 때부터 일하거나 취업준비하는 사람들은요? 이 사람들은 뭐죠? 19살 20살부터 실패한 인생을 사는건가요? 여러가지 환경과 어려움 때문에 수능공부 못하고 바로 산업현장으로 뛰어드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꼭 모두가 1년 동안 수험생활을 해야할까요? 수능이라는 저 엄청난 시험을? 하루 9시간 10시간씩 1년 내내 모든 학생들이 꼭 거쳐야 하나요? 다른 방식으로 노력하면 안될까요? 왜 꼭 모두가 수능을 봐야하는거죠?
전 '공부할 때가 제일 좋은거다'라는 말이 정말 싫습니다. 어릴 때부터 주변 어른들에게 지겹게 들어온 말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고민을 받는지 하나도 관심없는 말이라 더 싫어요.
애들이 더 잘 알아요. 요즘 대학 상황, 고졸 - 전문대졸 - 지방 4년제졸 - 인서울졸 - sky졸에 따라서 취업시장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내가 가려는 학과가 취업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요즘 취업시장은 어떤지, 노동환경은 어떤지 다 안다고요.
그 뿐인가요? 부모님 소득 - 부채 문제, 부모님 노후 대비 문제, 양가 친척 문제 등등... 수많은 문제들이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괴롭힙니다. 아, 물가 올라서 생기는 돈 문제도 있네요. 이런 무수한 문제들에 둘러쌓인 채, 미래를 두려워하며 공부하는데 뭐가 좋은거죠?
아 물론 사회생활이 힘들긴 합니다. 근데, 공부하는 건 쉽냐고요. 각자의 아픔과 고민이 있는건데 왜 학생들의 고민은 가볍게 무시하는건지... 아무쪼록 공부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이상한 말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들을 때마다 기분이 나쁘거든요.
cmt al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