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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난이도 논란에서 빠져있는 것

문통최고 문통최고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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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돌아다니거나, 수능 강사들 영상을 보면 꼭 나오는게 있습니다. 바로 수능 난이도 이야기죠. (그게 왜 게임방송하는 스트리머 트게더에 올라오는진 모르겠지만요 )  

 

강사들은 '누구나 열심히 1년 동안 노력하면 1등급 받을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 말이 안 되는것 같지만 일단 넘어갑시다 )

 

반대로 인터넷에선 '유전자 드립'이 맨날 나옵니다. 알고보니 수능 만점자 부모가 미국 유학을 했다더라~부터 시작해 유전자가 좋아야만 수능을 잘 본다는 말이 인터넷에 수두룩합니다.

 

전 둘 다 틀렸다고 생각해요. 일단 현재 수능은 강사들이 외치는 것처럼 누구나 1년 동안 공부하면 1등급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무슨 강의를 듣는지, 어떤 교재를 푸는지, 어디에서 공부하는지, 얼마나 지원을 받는지, 지금까지 얼마나 사교육을 받아왔고 얼마나 공부했는지 등등 수많은 배경환경에 따라 수능 성적이 좌우됩니다.

 

현재 수능이 정말로 노베이스가 ebs 강의랑 교재만 풀면서, 혹은 기본적인 인터넷 강의만 들으면서 1년 동안 공부하면 누구나 좋은 성적이 나올만한 시험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왜 sky 신입생 중에 특목고 출신이 많을까요? 누구나 인강 들으면서 공부하면 될텐데요.

 

그렇다고 수능이 유전자 빨로 모든 걸 해치우는 시험인 것도 아닙니다. 유전자 빨로 해치울거면 왜 학생들이 1년 내내 죽어라 공부를 하겠습니까... 한 2달 공부하고 대학 가지...( 물론 가끔 특이한 경우로 몇 달 공부해서 sky 가는 인간들이 있지만, 제발 일반화하지 맙시다 ) 

 

제가 생각하기에 수능 성적을 결정하는건 환경 같습니다. 정확히는 가정환경이죠. 어디에 사는지, 집안 소득이 어느 정도인지, 자식에게 얼마나 교육비를 쓸 수 있는지, 하루에 공부시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등등 가정환경을 결정하는 요소는 많습니다.

 

만약 강남 8학군에 살고, 부모가 교육비에 엄청난 돈을 쓰고, 매일 공부만 할 수 있고, 엄청난 강의와 교재를 쓸 수 있으면  공부 유전자는 떨어져도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지겠죠. 설사 올해 입시에서 실패해도 내년에 다시 도전하면 되고요. ( 실제로 인터넷을 돌아다녀보면 의대 간다고 4수 5수 하는 사람들 꽤 보입니다 )

 

반대로 난 집안이 어렵고, 내 밑에 돌봐야 할 동생들도 많고, 지방에 살아서  제대로 된 학원도 없고, 부모님 대신 집안일도 해야 해서 공부시간 확보도 안 되면 설사 능력이 좋아도 좋은 대학을 갈 확률이 낮아지겠죠. ( 물론 이런 환경에서도 꿋꿋이 공부해 서울로 대학을 가는 놀라운 분들이 계십니다. 가면 갈수록 그런 사람이 적어지는게 문제지만 )

 

전 왜 이런 얘기를 강사들이나 각종 커뮤에서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맨날 유전 vs 노력, 노력도 유전이다 이딴 말만 하니 당연히 이상한 능력주의가 성횡하죠. 저 둘 중에서 비교하면 수능은 노력이 맞으니.

 

근데 그게 아니잖아요.. 왜 환경 요인은 싹다 무시하냐고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어릴 때부터 각종 사교육 싹 다 받고 특목고 다니는 학생이랑, 지방 일반고 다니면서 겨우 ebs같은 인터넷 강의로 준비하는 학생이랑 어떻게 '공정한 경쟁'이 되겠습니까?

 

Ebs로도 충분하다고요? 진짜 거짓말 하지 맙시다. 수능 국어를 예로 들면, 요즘 수능 국어는 사설 강의를 들어도 대비가 될까 말까 입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현장강의 듣는 애들이 수두룩한데 어떻게 ebs 듣는 애들이랑 공정하게 경쟁이 되겠냐고요... 교재 퀄리티부터 차이나는데ㅜ

 

몇 년 전부터 들은 생각인데 전 수능 끝나자마자 수능 만점자 인터뷰하고, 인강 사이트에서 인터뷰하는 꼴이 너무 싫습니다. 특히 '개천에서 용난다'류의 이야기가 나오면 너무 싫어요. ( 요즘은 이런 얘기도 거의 없더라고요. 수능 만점자 대부분이 n수생 아니면 강남 일반고 재학생이니. 아니면 서울 괜찮은 대학 다니던 반수생이거나) 

 

수능철만 되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수능 응원하고, 심지어 네이버 메인에서도 응원 걸려있는 것도 싫고요. 수능은 대학 갈 사람들만 보면 되지 무슨 인생 필수 메인 퀘스트인 것처럼 행동하냐고요... 일하다가 다치거나 죽은 19살, 20살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의 수능 담론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 같습니다. 도대체가 왜 게임방송만 하는 스트리머 트게더에서 수능은 유전이다 따위의 글을 봐야 하냐고요... 

 

입 아프게 말해봐야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는게 한국 교육이지만, 자꾸 희망을 못 버리고 말하게 되네요. 다른 건 다 괜찮으니 수능은 유전 vs 노력? 이런 글만 안 봤으면 좋겠어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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