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서점가에서 '쉬어도 괜찮아'류의 책이 유행했을까
청년들의 고독, 은둔 비율이 점점 높아진다는 기사를 보고 든 생각입니다. 생각해보면 몇 년 전에 '곰돌이 푸의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대히트를 친 후, 소위 'OO해도 괜찮아'류의 책들이 한동안 잘 팔린적이 있었죠. 지금은 그 기세가 조금 줄어들었지만.
전 이 책들이 잘 팔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곰돌이 푸가 잘 팔려서 다른 책들도 덩달아 같이 잘팔렸다고 하기엔, 너무 잘 팔렸거든요. 사람들이 책에서라도 삶의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몇몇 강사들은 죽어도 인정하지 않지만, 한국 사회는 분명히 경쟁사회고, 엄청난 능력주의 사회입니다( 이걸인정 안하는 강사는 뭔 생각인지... ) 어릴 때부터 대학교, 취업 준비, 취업, 사회생활까지 사회에서 시키는게굉장히 많죠. 혼자서 적당히 타협하고 살려고 하면 주변에서 엄청난 압력이 들어옵니다.
연애를 안한다고 하면 '나중에 어떡하려고 그러냐. 사람은 혼자 사는게 아니다' 따위의 말이 나오고, 쉬는 날 집에만 있으면 '그러다 사회생활 못한다. 밖에 나가야지'라는 말이 나오죠. 내 인생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면서.
대학 학과 선택할 때는 또 어떻고요? 내가 고민고민해서 선택한 학과인데, 잘 알지도 못하곤 옆에서 '거기 가서 어떡하려고? 취업도 안되는데'를 내뱉으면 어떡합니까? 이것만 있나요? 툭하면 재태크해야 한다, 취미를가져야 한다, 뭘 봐야 한다 등등... 우리 사회는 알게 모르게 남에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게 너무 많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문화에 지친거죠. 그래서 한동안 'OO해도 괜찮아'같은 책이 유행했다고 생각해요. 이런 곳이아니면 위로를 받기 힘들기도 하고요. 삶이 너무 각박해져서 그런 가봐요. 내 삶이 힘드니 다른 사람이 힘들다고 하면 위로를 해주는게 아니라, '그게 뭐가 힘들어? 내가 더 힘든데? 꿀빨면서 무슨' 따위의 강한 발언이 먼저 나가는거죠.
요즘 청년들 중에 고독, 은둔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데, 솔직히 이해합니다. 저도 아무것도 안하고집에만 박혀있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니까요. 어쩔 수 없이 나가야할 때가 있어서 그렇지. 할수만 있다면 집에서만 계속 있고 싶네요. ㅎㅎ
+)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보여주는 완벽한 삶이 가져다주는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만 보면 다들 여행하는거 같고, 사람 만나서 노는거 같고, 즐겁게 사는 것 같은데 난 아니니까요. 사실은 그 사람들도 유튜브 촬영 끝나면 우리랑 똑같은 고민할텐데.
굳이 인터넷에서 보여주는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면서 허탈해하거나,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세상을 살다보면 주변에서 나의 삶을 멋대로 규정하고 단정짓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신경쓸 필요 없다고 봐요. 내가 살고싶은대로 살면 되는거지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사는게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