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 못하면 저런데 가는거야'라는 말은 안 했으면
유튜브나 인터넷에 있는 중소기업 관련 영상, 게시글을 종종 보는데, 꼭 밑을 내려보면 저런 댓글이 있더라고요. 중-고등학생 진로 시간에 이런 영상( 중소기업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영상 )을 보여줘야 한다, 학생들아 잘 알겠냐 공부 안하면 저런데 가는거다 따위의 댓글이 가득하네요.
여기서 더 나아가 몇몇 분들이 쓰신 중소기업 후기 글을 보면 '제가 이런 회사에 다니게 된건 제가 어릴 때 공부를 안 해서 그런거겠죠...' 따위의 자기비하성 문장들도 보입니다. 참 이런거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누가봐도 회사 잘못이고 사장 잘못인데 그걸 탓하는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탓한다니...
'공부 못하면 저런데 가는거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한 마디만 하고 싶습니다. 공부를 잘 해야만 사장이나 상사가 직원에게 폭언하는거, 인격모독성 발언하는거, 월급 밀리고 4대보험 안되고 퇴직금 못 받는거를 피할 수 있나요? 공부 못하면 상사가 저한테 하는 폭언 정도는 참고 들어야 하나요? 어릴 때 공부 안했으니까?
그리고, 모든 사람이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최대한의 지원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요. 특성화고 고3이 일하다가 사망한 사례가 얼마나 많은데. 도대체 언제적 능력주의 사고방식을 갖고있는건지 모르겠네요.
공부해서 9급 하라고요? 그러니까 그 공부를 대체 언제 하냐고요. 어릴 때부터 주구장창 일만 하는데. 누구는 그 환경에서 고시도 붙었다고요? 그러면 당신은 왜 고시공부 안해요? 누구는 직장인인데 주식해서 부자됐다는데, 당신은 뭐해요? 몇몇 사람들의 독특한 사례를 일반화하지 말라고 소리치는건 당신들 아닌가요?
진짜 말도 안되는 개무식한 조언인데, 꼭 저런 글이 중소기업 댓글이나 수험 커뮤 댓글에 많더라고요. 어떤 사람이 수험생 카페에 슬럼프가 온 것같다고 말하자 댓글로 한다는 말이 "막노동이나 쿠팡을 한 번 해봐라. 불합격하면 그런데 가는거다. 쿠팡 몇 번 갔다 오면 공부할 수 있을거다"라는 겁니다...
뭐죠 도대체? 우리 아직도 신분사회 살고 있나요? 물론 한국이 점점 계급화되고 있다곤 하지만, 이건 너무한거 아닌가요?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무식한 댓글처럼 생각하진 않겠지만, 제발 저딴 바보같은 글을 다시 보고싶진 않네요.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