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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예전에 트랜스젠더들이 군 면제를 받던 방법

문통최고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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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트랜스젠더들이 군면제를 받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확히는 지정성별이 '남자'인 분들 중에 트랜지션을 시작한 분들이 군면제를 받는 방법이겠네요. 참고로 지정성별이 '여성'이었는데 남자로 트랜지션을 하면 5급이 나옵니다. 즉, 민방위는 가야한다는거죠.

 

(1) 정신과에서 '성전환증'이라고 적힌 병무용진단서를 갖고 간다

(2) 병원에서 6개월 이상 여성호르몬제를 투여했다는 기록(의무기록사본이라고 부릅니다)을 갖고 간다

(3) (참고 삼아) 초중고 생기부를 갖고 간다

(4) 위에 적힌 서류를 몽땅 챙겨서 병무청에 도착, 서류를 제출한뒤 CT를 찍어 가슴 부분에 유선조직이 발달했는지 확인한다

(5) 빠진 서류가 없으면 곧바로 5급이 나온다

 

지금은 이렇게 군면제를 받습니다( 저도 빨리 군면제 받고 싶네요. 7월 언제 오지 ) 여기서 호르몬제만 6개월 이상 맞았다면 5급 면제가 나오고, 고환적출까지 했다면 6급 면제가 나옵니다. 5급과 6급의 차이는 민방위를 가냐 마냐의 차이입니다. 

 

민방위야 (좀 귀찮긴 하지만) 예비군보다 빨리 끝나고 쉬우니까 별 상관 없다, 난 일단 군면제가 중요하다!라면 호르몬제만 맞아도 군면제가 되는거죠. 어차피 성별정정까지 하면 법적으로 여자가 된거니 군문제는 사라지고, 나중에라도 필요하면 고환적출한 뒤 6급 받으면 되니까요.

 

근데 예전엔 안 그랬습니다. 불과 15년전만 해도 트랜스젠더들이 군면제를 받으려면 굉장히 험난한 여정이 필요했거든요. 일단 저 때만 해도 군면제를 받으면 고환적출이 필수였습니다. 호르몬제만 맞으면? 4급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이 맞다면 이것 때문에 행정소송도 제기되고 난리가 났던 걸로 압니다. 

 

또 하나, 병무청에서 면제를 받는 일도 정말 비인권의 극치였습니다. 지금은 유선조직 발달을 ct 한 번 찍으면 끝이지만, 이때는 의사들이 직접 만졌습니다. 농담 아니에요. 사람이 '직접' 가슴을 만졌습니다. 심지어 유선발달과 고환위축 확인해야 한다고 이 짓을 1년에 3-4번씩 했대요.

 

그럼 고환적출을 하면 어땠을까요? 수술 기록지만 보여주면 패스였을까요? 그럴리가요. 대기석에서 50명 정도 앉아서 구경하는데 꼴랑 파티션 하나 놓고 바지 내린뒤에 의사들이 만져봤습니다. 진짜 고환이 적출된게 맞는지.

 

불과 15년전만 해도 한국은 이런 나라였습니다. 제가 찾아보니 2007년에 인권위가 구제권고를 하고, 그 뒤에 유선발달 확인이 촉진에서 ct로 바뀌고, 지금같은 제도로 바뀐건 2014년 이후에나 됐다네요. 

 

지금도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식이 마냥 좋은건 아니지만, 옛날엔 진짜 무시무시했답니다 ㅎㅎ... 트랜스젠더라 군면제를 안 받을 수는 없는데, 병무청에서 저런 대우를 받았다는게 참...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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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파도 괴담만... 역시 '그 행정기관'답네요
23.04.1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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