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공시판이 제일 더럽다니까
오늘 국가직 9급 시험이 치뤄졌습니다. 공시는 수능이랑 달리 시험이 빨리 끝나서 답안지랑 강사들 해설강의도 당일에 올라오곤 하죠. 커뮤니티나 카페에서도 시험 관련 얘기가 많이 올라오고요.
참고 삼아 좀 여기저기 훑어봤는데... 일반행정직 기준으로 이번 시험에서 핵심은 행정학같네요. 난이도가 9급인지 7급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너무 어렵게 나왔거든요. 나머지 과목은 뭐 무난하게 나왔는데...
근데, 여기서 공시판의 추잡하고 더러운 점이 나타납니다. 분명 어려운 시험이고, 여기저기서 '강사님 커리다 따라갔고 공부도 진짜 열심히 했는데 행정학 점수가 너무 안 좋네요ㅜ'라는 후기가 쏟아집니다. 심지어 7급 커뮤에서도 '오늘 9급 행정학 시험이 너무 어렵다', '장학퀴즈도 아니고 뭐 이렇게 내냐'라는 후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능에서 만약 이런 결과가 나왔다? 당장 난리납니다. 만약 6월 모의고사에서 특정 과목이 너무 어렵게 나왔는데, 어떤 강사도 그걸 대비를 못했다? 진짜 강사들 커리큘럼 싹 다 바꾸고 난리납니다. A 강사 커리로 대비를 못하는데 B강사 커리로는 그나마 대비할 수 있다라는게 알려지만 학생들이 우루루 갈아타고요.
강사들은 이걸 막으려고 6평 끝나고 급하게 커리큘럼을 추가하죠. 11월 수능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수능에서는 적어도 강사들이 어려운 시험이었으면 '어려운 시험이었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아, 물론 수능판에도 꾸역꾸역 자기 잘못 인정 안하는 강사가 있긴 합니다... 많진 않지만 )
근데 공시는 왜 이렇죠? 뭐 이리 하나같이 '내 수업을 들었으면 맞출 수 있었다' '내 커리를 다 따라오고, 열심히 공부했다면 충분히 잘 볼 수 있는 시험이었다' 왜 이딴 소리를 하죠?
그리고, 강사가 기본서에 모든 내용을 다 때려넣어 놓고 '기본서에 다 있다' '열심히 공부하면 맞출 수 있다'라고 말하면 어떡합니까? 우리가 행정학만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이럴거면 그냥 전공서적을 보라고 해요. '새행정학 3.0'같은거에 다 들어있더만.
아무리 행정학이 범위가 넓고 기상천외한 곳에서 문제가 나온다고는 하지만, 강사가 그걸 잘 커버해줘야죠. 그게 아니라 오늘 시험처럼 누가봐도 커버를 못 친거면 일단 사과하고 커리큘럼을 보완하던가. '기본서나 요약서 저~기 끄트머리에 있는거 해설강의에 띡 넣어놓고는 '내 강의에선 가르쳤다' 이러는게 뭡니까 진짜...
솔직히 이젠 인정합시다. 강사들 기본강의에선 가르치지도 않는거 기본서에 일단 다 때려넣어놓고, 나중에 어려운 시험 나오면 '내 책엔 있는데?' 하는거잖아요... 정작 본인은 그 내용 기본강의에서 언급도 안 했으면서...
이럴거면 기본서에 있는 내용을 진짜 토씨 하나 안 빼고 '전부' 강의에서 다루던가... 책에만 적혀놓고 강사가 강의를 안 하면 뭔 소용이 있어요... 우리가 행정학과 전공시험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기본서 내용 하나부터 열까지 다 봐야합니까? 누가 보면 9급 시험에 '행정학'만 있는 줄?
고3 때부터 공시판을 지켜봤으니 어언 5년이 넘었네요. 진짜 5년 전부터 느낀거지만 이쪽 동네는 참 추잡하고 더럽습니다. 강사들 과목 이기주의도 진짜 심하고, 강사들의 '낡은 공부법'은 바뀌지도 않고, 본인들이 잘못하고 사과할 내용이 넘쳐나는데도 그냥 무시하고...
이제 공시생도 줄어들었는데, 줄어든 공시생 갖고 강사 분들 파이 나눠드시려면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하지않을까요? 언제까지 이럴거에요 대체? 아니 진짜 이럴거면 그냥 행정학 기본강의 160강 정도로 만들어요. 진짜 기본강의에 다 때려넣고 저런 말을 하던가...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