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아직도 손석희에서 멈춰있는가
이번에 백분토론에서 1000회 기념으로 특집 다큐를 만들었는데, 거기에 손석희가 나오네요( 지금은 예고편만 나왔고, 본방송은 4월 11일 화요일 밤 9시에 공개됩니다 ㅎㅎ )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들어서 좋긴 한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우리는 아직도 손석희에서 멈춰있지? 포스트 손석희는 없는건가?'
손석희.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물입니다. 손석희가 했던 수많은 말과 행동 중에 잘한 것도 있고, 놀라운것도 있고, 비판할 것도 있으니. 그래도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언론인을 꼽으라면 역시 손석희를 꼽게 됩니다. '앵커' '진행자'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죠.
개인적으로 전 손석희를 2016년 박근혜 탄핵 때 처음 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솔직히 너무 어려서 시사 뉴스를 제대로 못 챙겨봤거든요. 2016년이 고1이었는데, 그 때부터 뉴스를 제대로 챙겨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어릴 땐 그냥 배현진이 이뻐서 mbc 뉴스만 봤었다는... 근데 왜 하필 챙겨봐도 뉴스를 챙겨본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네요 ㅎㅎ 이쁜 사람은 다른 방송에도 많은데 )
그 때 손석희가 진행하던 jtbc 뉴스룸을 매일 챙겨보면서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른 뉴스랑 달리 앵커가 직접 말도 하고, 다른 뉴스랑 달리 기자들은 양질의 보도를 하고, 앵커랑 기자가 직접 대화도 하는 등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던 프로그램이었으니까요.
뉴스룸 2부가 시작할 때 손석희가 하는 앵커브리핑을 보면서 '저 사람은 어쩜 저렇게 말을 잘할까... 목소리도 좋네'라는 말을 매일 했던 기억도 있고요. 가끔 뉴스룸 끝나고 유튜브에서 소셜라이브를 할 때 손석희가 하던 말도 재밌게 봤습니다.
물론 일명 '조국 사태' 때 언론이 조국 장관을 집중포격을 하는데, 매일 뉴스 보는게 너무 힘들어서 뉴스룸을 끊었지만요. 그 때가 재수 막바지라 겸사겸사 뉴스를 끊었습니다. 재수가 끝난 후 다시 뉴스룸을 보는데 손석희가 앵커자리를 내놓는다는 소식을 듣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그 이후 jtbc 뉴스룸을 좀 더 봤는데... 세상에 손석희 하나 없어졌다고 이렇게 뉴스가 망가질 줄이야... 그거보고 짜증나고 속상해서 jtbc 시사 프로를 끊었습니다. 물론 손석희가 떠난 이후 jtbc 시사 프로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끊은 것도 있지만
그러다가 작년에 손석희랑 문통이 인터뷰를 한 걸 보고 '그래도 손석희는 손석희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우린 아직도 손석희를 찾아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아직도 대표적인 토론 진행자, 인터뷰 진행자, 앵커를 꼽으라면 손석희를 꼽아야 하는건지에 대해 약간의 불만이 있었던거죠.
그리고 그 불만은 지금도 여전하고요. 왜 우린 아직도 손석희를 찾아야 하는걸까요? 이제 언론계에서 손석희와 비슷한 혹은 손석희를 뛰어넘는 언론인은 나올 수 없는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진짜 너무 속상하네요.
화가 나는게 아니라 그냥 속상해요. 우리는 싫든 좋든 앞으로도 언론을 봐야 할텐데, 한국의 언론계에서 그나마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손석희밖에 없다는게...
개인적으로 '언론계에서 한 명쯤은 손석희같은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좀 인기 생기면 정치권으로 가지 말고, 갑자기 변절해서 이상한 헛소리하지 말고, 진득하게 언론계에 남아서 꾸준히 방송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거죠.
제가 적었지만 무리한 요구같네요. 하긴 요즘 언론은 대기업이나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에 불과하니까요.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걸지도... 하지만 그래도 언론계에 손석희같은 사람이 한 명쯤은 남아 있어야 하지 않나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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