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은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 정준희 교수
유튜브에 있는 정준희 교수님 영상을 보다가 좋은 말인거 같아서 한 번 타이핑 쳐봤습니다. 공시 공부 안하고 이런거 들으니까 참 좋네요. 공시 공부는 재미도 없고, 낭만도 없고, 화만 나고, 강사들은 이상하고...
[ 정준희 교수의 발언 ]
제가 대학을 점점 포기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이유가, 대학이 새로운 지적 담론도 제공해주지도 못하고, 새로운 경험도 제공해주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예전에 저는 제 친구들을 바꿨던게, 학점 따기 위해서 한 공부가 아니라 농활활동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지금은 똑같은 농활활동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농활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줬고, 농활을 일주일 동안 할 수 있고 열흘 동안 할 수 있었던게 한 인간을정말 많이 바꿔놨을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그 체험의 공간들이 너무 없다는거에요.
그런데, 이 체험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예를 들면 못 사는 분들 동네에 가서 겨울에 연탄 사다가 한 번 날라주는거, 좋은 일이죠. 좋은 일인데, 그거는 진정한 체험의 영역에 속하냐라고 하면 그건 진정한 체험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연탄을 떼어야만 하는 빈민들이 살고 있고, 도시 빈민들이 살고 있다라는 걸 눈으로 보고 느끼는 건 되게 중요한 일이지만, 목적이라는게 반드시 그런거에만 있을까? 봉사점수 따는 경우도 있고요. 아들 데려가서 따고 그러잖아요.
그런 것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체험이 있거든요? 이를테면 저는 부모들은 반드시 게임하는 사람들을 체험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데, 왜 사람들은 게임을 하고, 왜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고 왜 게임이 이들의 중요한 생활양식이 되었는가를 거꾸로 저는 부모들이 체험해봐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러지 않고는 절대로 게임하는 사람들을 이해 못합니다. 근데, 자꾸 내가 게임을 해야지만 이해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아들한텐 좋겠죠. ps 사고 그러니까. 근데 반드시 그 방법은 아니라는겁니다.
그냥 한 단계 정도 내려서는거, 이런게 되게 중요한거 거든요. 이런걸 프랑크푸르트 학파가 Great Refusal이란 표현를 썼는데, 한 걸음 내딛는거, 자기 영역에서, 이 부분이 되게 중요한거에요.
그 한 걸음이 굉장히 어렵지만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게 너무 클리셰처럼 되어있는 가난, 빈곤 이런것들에 대해 포르노적으로 소비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에요. 그냥 다른 삶의 영역에 들어가보는거 정도만 해도 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내가 모르는 삶이 얼마나 많을까? 정~말 많거든요. 제가 대통령 부부가 진짜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것 중에, 이 분들의 체험이 너무~도 적었구나 라는게 눈으로 보이거든요.
아이를 키우는 문제부터, 뭐 애를 반드시 안 키워도 상관없지만, 게다가 후체험 능력도 없는거 같애. 보통 인간이 갖고 있는 건 직접 체험은 안하더라도 공감하면서 간접체험하는 영역도 있는데 이것조차 없어요. 그러니까 문제가 있는거지.
그래서 제안하는 방법은, 제가 가끔 얘기하는게 책을 놓고 얘기하자라거나, 책을 가지고는 미디어지만 얘기하는건 체험입니다.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안돼요.
책을 개인이 읽는것도 개인체험이지만 간접체험에 불과하고요, 책을 놓고 두 명이든 세 명이든 얘기하는 것도 체험의 영역이에요. 미디어와 현실이 맞닿는걸 가르쳐주고 볼 필요가 있어요.
제 아이가 제일 좋아했던게 ktx 이런걸 타고가면 지도 펴놓고 보는 거거든요. '! 저기가 대전이었어!' 이런식으로 보는거죠. 요즘 사람들은 레퍼런스가 미디어니까 미디어를 펼처놓고, 하지만 현실하고 대조해보는거에요.
다음 소회를 보셨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좋은 체험이긴 하지만 실제로 콜센터가 어떤걸까, 얘기해보고 알아보고 한 번 가보는거. 이거 자체가 굉장히 큰거죠. 그러면 다음번에 인터넷 끊을 땐 그렇게 못 끊을거에요, 그죠?
미디어가 지시하고 있는 현실을 진짜 현실인지 확인해보는거, 이것만으로도 전 충분한 체험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미디어를 골라서 그 미디어가 반영하고자 했거나, 지시하고자 했거나 왜곡하고자 했던 현실이 뭐였을까?를 같이 찾아보는거, 이게 전 중요한 출발점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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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체에선 새롭게 경험할게 점점 사라지고 있죠. 각자 알아서 새로운 체험을 하기 위해 애쓴다면 모를까. 정교수님 말씀처럼 미디어를 보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전 대학에서 특히 경제학과 수업 들을 때마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시 왔나..?"를 생각합니다. 새로운 경험은 개뿔 고등학교 내신 수학이랑 똑같이 가르치니까요.
수능 강사가 '명문대를 가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라면서 난리치던게 생각나네요. 아, 내가 sky를 못 가서 새로운 경험을 못 하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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