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고등학교에서 멈춰버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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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링크에 있는 글을 참고해주세요. 동성친구한테 (닿을 수 없는) 편지 컨셉으로 쓴 글이라 자유게시판엔 올리긴 좀 그렇거든요.
저만 고등학교에서 멈춰버린 느낌입니다. 오늘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고,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한 친구의 인스타를 봤는데 얼굴이 많이 달라져 있더라고요. 내가 알던 친구의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이 때 느꼈어요. '나만 고등학교에서 멈춰있구나. 내 기억은 고3 때가 끝인데' 아직도 전 고등학교 때 몇몇 선생님들이 했던 기가 막힌 수업으로 화내고, 고3 담임 선생님이 보여줬던 이상한 태도에 화내고 있거든요. 고등학교 졸업한지 4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전 고등학교 때 '왜 동성친구한테 더 잘해주지 않았을까. 왜 그 때는 싫다고 징징대고, 별거 아닌거에 삐졌을까' 이러면서 후회하거든요. 그래봤자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
다른 친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20대를 즐기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한발짝 한발짝 노력하고 있는데 저만 멈춰버린 느낌입니다. 돌아오지 않을, 돌아올 수 없는 그 시절만 생각하며.
솔직히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그러니까 20살에서 24살로 갑자기 점프한 느낌도 들어요. 고교 졸업 이후 재수 - 대학 비대면 - 공시 준비로 계속 집에만 있어서 그런가봐요. 제 마인드는 고2 쯤에서 멈춘거 같은데, 현실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네요.
언제쯤 전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언제쯤 동성친구를 잊고 옛날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내일부터 다시 공시 준비하고 토익 공부해야 하는데, 이젠 진짜 현실로 돌아와야 할 시간인데. 엄두가 안 나네요.
제가 동성친구를 잊고 원래대로 돌아오려면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겪고 있는 혼란이 부디 언젠가는 즐겁고 그리운 추억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진짜 힘드네요. 오늘만 벌써 두 번을 울었으니. 이럴 때 옆에서 누군가 위로해주면 참 좋을텐데. 물론 지금은 그럴 사람이 없지만. 하루하루 진짜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습니다. 뭐가 이리 끝도 없이 외롭고 쓸쓸하고 우울한건지.
다음 번에 병원 갈 때는 진짜 제대로 상담 받아봐야 하나. 지금 겪는 혼란이 제 감정이 더 풍부해지는 계기가되기를 바라며 이만 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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