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마드리드 야간열차
2017년 12월 여행기간에 탔던 리스본-마드리드 구간 야간열차입니다. 유럽여행의 묘미 가운데 하나가 야간열차 이동인데요 사실 2010년대 들어서는 저가항공과 고속철도의 발달 때문에 차츰 없어지는 추세였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대 들어와서는 단거리 항공 운항에 대한 규제 움직임과 친환경적 요소가 맞물리면서 다시 좀 생겨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고요.
아무튼 리스본-마드리드 구간은 고속열차가 없어서 주간에는 항공기 이용이 주를 이루는데, 야간열차 수요도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시간은 대략 10시간 남짓 걸렸던 기억이네요.
제가 열차를 탔던 리스본 오리엔테 역입니다. 1998년 엑스포를 앞두고 기존에 있던 역을 새로 건물을 올린건데, 천안아산역이나 오송역 같은 선상 역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여기는 출발역이 아닌데(산타 아폴로니아=서울역, 오리엔테=광명역) 역 건물 자체를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일정으로 티켓을 구매했습니다(2인실 기준 인당 20만원)
선상 역사라 그런지 가운데 긴 통로를 중심으로 이렇게 플랫폼으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유럽에 이런 구조 역들로 비슷한게 빈 중앙역, 암스테르담 중앙역이 있죠.
제가 탄 열차는 21:34에 출발한다는 안내입니다. 올라가는건 다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가 다 갖춰져 있어서 무거운 짐이 있어도 괜찮아요.
플랫폼의 전경입니다. 고속열차 전용역은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열차가 있었는데 주로 지하철같이 생긴 근교열차가 주를 이뤘네요.
열차 내부입니다. 저 복도를 따라가면 문이 하나씩 있는데, 운 좋게 제방은 저 혼자만 쓰는거여서 더 편했습니다. 샤워 시설은 따로 없었던 기억이고 대신 객실 안에 간이 세면대가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대충 9시간 이상 달리는 동안 푹 잠들었는데(침대 시트 자체는 딱딱하지 않고 적당히 잘만 했습니다) 6시쯤 차장이 일어나라고 문을 두드려 주더군요. 그래서 슬슬 준비하다보니 30분 뒤에 마드리드 차마르틴 역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타고온 열차입니다. 스페인 국철 객차인데요, 12월 아침에 비가 오는 날씨라 그런지 무척 흐렸어요.
차마르틴 역은 마드리드 북쪽에 있는 역으로 스페인 북부, 포르투갈, 프랑스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들의 기종점 역할을 합니다. 마드리드에서 열차를 타게 되면 보통 아토차 역이나 여기로 오게 되죠. 역 분위기는 영등포/청량리하고 좀 비슷합니다ㅎㅎ
숙소까지 이동하기 위해 세르카이나스(Cercainas) 라는 열차를 탔는데요, 대략 독일의 S-Bahn 또는 지하철과 직접 환승없는 국철 근교 열차 개념이라 이해하시면 편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