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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문통최고 문통최고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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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년의 여파를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면 보통 이런 대답이 나옵니다. '아이들이 실제 나이보다 몇 살 어린 정신연령을 갖고 있어요' '제가 중3 담임인데 애들을 가끔 혼내다보면 애들이 초6처럼 행동해요' '초6 담임인데 애들을 보면 초4-5 언저리에 멈춰있는 느낌이에요' 

 

코로나 2년으로 학교에서 단체생활과 인간관계를 겪지 못한 까닭에, 몸만 성장하고 마음은 어린 상태가 지속되는거죠. 이처럼 코로나 2년으로 인한 미성숙이 향후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고 선생님들이 말씀하신 기억이 나네요.

 

이건 단순히 초-중등 학생들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학생들도, 특히 20학번의 경우엔 대학교 1-2학년을 모두 비대면으로 보낸터라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정신이 성숙해질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저고요.

 

전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20살을 독학 재수로 보낸터라 진짜 마인드가 고등학교에서 멈춰있는 기분입니다. 20살 재수, 21살 22살 코로나 비대면, 23살 비대면 - 휴학, 그리고 24살인 현재... 이런 인생을 살다보니 몸은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데 제 경험, 감정, 마인드, 기타 모든 정신상태가 고2-3에서 멈춰있는 것 같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제가 요즘 듣고 있는 노래도 몇몇 노래를 제외하면 죄다 고등학교 때 들었던 노래고, 봤던 영화도 고등학교 때 시청한 영화에 멈춰있고, 그 외 모든 기억과 감정이 고등학생인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기억하는 상황도 고등학교 때 상황이 전부고요. 성인 된 이후의 기억은 거의 없네요..

 

나이는 점점 먹어가고 이제는 슬슬 사회로 나가야 할 시간인데, 제 정신은 아직 준비가 안 된 느낌입니다. 특히 가끔 밖에 나가서 고등학생인 친구들을 보면 후회와 그리움만 엄청 몰려오고요. 특히 친구들끼리 즐겁게 노는 장면을 볼 때면... 난 왜 고등학교 때 스스로 인간관계를 끊었나 끊임없이 자책하게 됩니다. 

 

진짜 농담이 아니라 고2-고3이던 제가 타임머신을 타고 24살인 지금으로 넘어온 기분입니다. 제 기억 속 대한민국은 아직 2017-18년인데, 왜 현실은 2023년인지... 도대체 전 언제쯤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냉동인간도 아니고 현실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또 요즘은 맨날 '고등학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더 잘 살 수 있을까? 적어도 지금보단 낫지 않을까?'만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이래봤자 하나도 안 달라진다는걸 너무나 잘 알지만... 자꾸 옛날 생각만 나고, 과거에 내가 한 행동을 자책하게 됩니다. 진짜 난 언제쯤 어른이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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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끔 순간 시간이 삭제된 것 같아요. 다시 돌아가면 이번엔 더 잘할 수 있는데ㅠ
23.05.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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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통최고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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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sugar
그러니까요. 시간이 진짜 농담 안하고 2018년에서 2023년으로 점프한 느낌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ㅜㅜ
23.05.1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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