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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이 어려운게 문제가 아닌데

문통최고 문통최고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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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국어 비문학은 어렵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난이도가 많이 올라갔죠. 경제 지문을 예로 들면 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 4학년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와르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경제학과를 다니고 있는 입장에서 평가원 지문들을 보면 놀랄 때가 많아요. 거시경제학, 거시금융정책에서 배운 내용들이 그대로 적혀있으니까요. 기축통화, CDS 프리미엄, 오버슈팅 등등... 어려운 내용들이 비문학에 많이 실려있긴 합니다.

 

자, 그러면 지금의 평가원은 왜 이런 지문들을 출제할까요? 학생들이 아직 배우지도 않은 내용을, '공교육'에서 가르치지 않은 내용을 왜 수능에서 출제하는 걸까요?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려고?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왜냐하면 수능 국어 비문학은 몇몇 출제 오류를 제외하곤 의외로 수험생들이 풀 수 있게 출제되거든요. 지문에 적힌 용어가 어렵고 낯설 뿐이지 1년 동안 제대로 공부하면 풀 수 있게 출제됩니다. 다만, 공부 방법이 중요할 뿐이죠.

 

글을 글답게 읽는 방법, 어렵고 낯선 지문을 배경지식 없이 읽고 이해하는 훈련을 하면 어려운 비문학도 충분히 풀 수 있습니다.  논리력, 추론력, 사고력을 측정하는게 본질인 수능 시험에서 낯선 주제의 비문학은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고요. 

 

수능 비문학이 옛날처럼 '평가원 스타일의 지문'으로 나오진 않지만, 여전히 잘 짜여진 형태의 지문입니다. 과거처럼 글의 구조가 한 눈에 딱딱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추론 능력,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데 수능국어 비문학만한 분야가 없어요.

 

그리고, 어차피 대학 들어가면 생판 처음 보는 전공책이랑 논문을 읽어야 하는데, 수능 비문학이 없으면 이건 어떻게 읽죠? 글을 읽는 최소한의 연습이 되어 있어야 대학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학 교수님들이 1학년 때 '글 읽는 방법'을 가르칠 순 없잖아요... 전공 과목 진도 나가기도 바쁜데.

 

정리하자면, 수능 국어 비문학은 어렵습니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쉽게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아요. 그러면 문제 제기를 정확히 해야죠. '비문학이 어려우니 없애자!'가 아니라, 공교육으로도 비문학을 대비할 수 있게 만들어야죠. 비문학은 현재 수능 제도 하에서 없앨 수 없는 핵심 요소니까요.

 

그래서 제가 자꾸 얘기하는게 ebs의 강화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수능 비문학을 가르치기엔 인력, 시간, 돈 모든게 부족하니까요. 대신 ebs에 예산 지원을 늘려서 양질의 문제집을 만들고, 유명한 강사들에게 자율권을 늘려서 좋은 강의를 만들게 하는게 맞는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교육 없이는 대비 못하는 수능 비문학'이 문제인거지 '어려운 비문학'이 문제가 아닙니다. 비문학 공부를 안하고 어떻게 대학에서 공부를 해요... 그리고, 사교육비가 그렇게 걱정되면 자사고나 좀 없애요. 이게 진짜 사교육 블랙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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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지문 가지고 왜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배경지식이 없이도 맥락을 이해하는게 중요한건데 ㅋㅋㅋ 본인이 이해가 안가니 짜증나서 그러는가보다 생각중입니다
23.06.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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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통최고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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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sugar
그러니까요. 배경지식이 없어도, 학교에서 안 배운 내용이어도 짧은 시간 안에 지문의 내용을 이해하고 푸는게 비문학의 본질인데...

배경지식이 있어야 문제를 풀 수 있으면 그게 ‘수능’이냐고요... 내신 시험이지...
23.06.2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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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통최고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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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문학을 없애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 같나요? 대안으로 논술이나 본고사 대비용 사교육이 생길 것 같은데...
23.06.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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