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망상만 해도 되는걸까
이젠 슬슬 걱정되네요. 요즘 거의 2달 넘게 집에서 망상만 하고 있거든요. 병원 가는 날을 제외하면 요즘 하루 일과는 시사방송 시청 - 대충 끼니 때우기 - 망상, 이렇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른건 아무것도 안해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도 아니고( 구독하는 OTT가 아무것도 없거든요 ), 그렇다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가기 너무 귀찮고 힘들다는 핑계로... ), 사람을 만나는 것도 아닌 상황입니다. 평소에 하는게 없어요
진짜 하루치 시사방송 다 보고 나면 가사 없는 노래를 틀어놓거나 침대에 누워서 인형 끌어안고 망상이나 합니다. 망상의 주제는 보통 연애입니다. 제가 하지 못한, 할 수 없는 온갖 종류의 연애를 상상하고 있죠. 물론 상상 속에서 연애의 상대방은 실존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이제는 정말 큰일난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망상을 안하면 할 것도 없고 기운도 축 쳐져 있는데, 망상을 하면 금방 기운이 회복되니까요. 기분도 하늘 끝까지 치솟으면서 즐겁다가 끝없는 우울에 빠지는 등 기복이 심하고요.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이거라도 안하면 사는 이유를 모르겠어서... 정신과는 가볼 엄두가 도저히 안나고( 부모님이 가뜩이나 호르몬 6개월만 맞고 그만두는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는데, 정신과까지 다닌다는게 알려지면... ) 밖에 나가서 산책이라도 하거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엄두가 안 나네요.
하반기에 복학을 하면 어찌저찌 살게 될겁니다. 공시 준비도 내년 여름부턴 일단 밖에 나가기만 하면 공부가 될 거고요.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인생'을 사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제 속 사정은 어떻게 할지... 지금 상태로면 앞으로 평생 쉬는 날 집에서 망상이나 할 것 같은데...
진짜 어쩌다 이런 사람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현실에서 도저히 새로운 사람을 만날 용기는 안 나고,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조차 모르지만 외로움은 해결하고 싶다는 이 기막힌 감정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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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같은 곳은 또 체력이 안 좋아서 못하고...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네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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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뭐 어찌저찌 버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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