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성엄숙주의가 너무 심하다

말 그대로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성엄숙주의가 한국에 너무 많아요. 특히 10대 아이들을 과할 정도로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도대체 이 성엄숙주의는 어디서 어떻게 기원한건지 모르겠네요.

화사 씨가 대학 축제에서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하는 춤을 췄다고 고발된 일이 있었죠( 도대체 저 단어는 어떻게 만든건지... ) 단순히 '더럽다' '역겹다'라는 반응도 있지만, 인터넷을 잘 살펴보면 이런 글도 종종 보입니다. 합리적인 척 적힌 글이죠.

'이것을 보는 미성년자들에게 장기적으로 해가 될 것 같다. 아무리 정식 방송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미성년자들이 그 컨텐츠를 접할 루트는 너무 많다. 요새 남/녀 아이돌들의 무대 위 퍼포먼스를 보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해진다' 

쉽게 말해 화사 씨의 무대가 아이들에게 '유해'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학부모 단체가 고발한 것 같다는 내용입니다. 진짜 이걸 보면서 머리가 띵했습니다. 나름 진보방송에 달린 댓글이었거든요. 어디 네이버 뉴스 댓글에 달린게 아니라. 

이럴거면 그냥 우리도 중국처럼 정부가 인터넷 속에 올라온 모든 내용을 확인하고 검열합시다. 꼴랑 아이돌이 대학 축제에서 춤 춘 영상도 유해하다고 난리를 치는데, 인터넷이나 유튜브는 어떻게 가만히 냅두죠? 우리도 중국처럼 유튜브 대신 국산 플랫폼 만들어서 정부가 다 규제해요. 이럴거면.

도대체가 전 이 괴상한 성엄숙주의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에게, 학생들에게 성과 관련된 어떠한 것도 안 보여주면, 모텔을 못 가게 막으면 아이들이 '올바르고 건강한' 성인이 될 것 같나요? 오히려 인터넷에서 성에 대해 이상한 내용만 접하겠죠. 정규 교육과정에서 성에 대해 배운 적이 없으니.

고등학생 씩이나 됐는데 학교에서는 콘돔 사용법조차 안 가르치고,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조금이라도 성에 관련된게 있으면 다 빼고, 학생들끼리 연애하는 것도 안된다고 난리치는 사회니까 출산율이 이 모양이죠. 

생각해보시면, 10대일 때 연애도 못해보고, 성에 대한 지식도 제대로 못 쌓고, 20대 때는 동거도 못하는데 취업한 이후엔 마땅히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라? 누가 이렇게 하겠습니까? 좋아하는 사람이랑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하나도 연습하지 못했는데, 아무튼 대충 사람 만나서 결혼해라? 진짜 너무하지 않나요?

지금처럼 인터넷에 온갖 정보가 범람할 때일수록 학교에서, 정규 교육과정에서 성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요. 그래야 학생들이 성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게 되죠. 성에 대해 쉬쉬하고, 학생은 모텔도 못 가게 막아놓으면 세상이 좋아질 것 같나요?

제발 이상한 성엄숙주의 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저 유튜브 댓글 보니까 너무 짜증나네요. 저러면서 무슨 '문화 선진국'을 바란다고... 저딴 말 지껄이는 사람들은 kpop의 성공에 대해 말할 자격 없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규제해야 한다고 외치는 놈들이 무슨.... 진짜 화납니다. 

+) 하나 더, 학생들한테 공부만 시키지 맙시다. 중 - 고등학교 때 공부만 죽어라 한 사람이 대학 가서 원하는 사람과 연애할 수 있을까요? 이성( 혹은 동성 )이랑 제대로 대화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학생 때부터 많은 사람들과 만나봐야 대학 가서도 연애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제발 '연애는 대학가서 해라'라는 말 좀 하지 맙시다. 연애가 무슨 중매결혼이에요? 언제가 되면 당연히 할 수 있게? 정말 이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