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세련된 커뮤니티가 부족하다

한국의 커뮤니티 문화는 참 괴상합니다. 한국에 존재하는 커뮤를 분류해보면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어요. 디씨류 / 나이 많은 남초 / (상대적으로) 젊은 여초 / 주부 커뮤. 이렇게 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하나같이 문화가 이상해요. 일단 디씨류( 디씨스러운 문화를 갖고 있는 모든 커뮤를 말합니다 ). 사실 여기가 제일 악질이죠. 상대방을 비하하고 혐오하고 조롱하는게 '쿨하고 멋지다'라고 생각하는 인간들.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두번째로 나이 많은 남초. 디씨류를 제외한 나머지 남초 커뮤가 해당합니다. 여기는 일단 기본적으로 너무 올드해요. 나이 많은게 죄냐? 그게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가 너무 올드하다는 겁니다. 살아온 세월이 꽤 되는 분들인지라 기본적으로 내가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심해요. 

툭하면 '요즘 애들' '요즘 OO은 좀 이상하네요' 따위의 글들이 올라올 정도니. '내가 생각하고 경험한게 진리고 나머지는 모두 틀렸다' 식의 사고방식이 너무 많습니다. 도대체가 인터넷에 올라온 짧은 글이나 사진, 영상만 보고 어떻게 그 분야에 대해 다 안다고 착각하는건지.

세번째는 상대적으로 젊은 여초 커뮤. 여기는... 뭐랄까...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같아요. 애초에 성별이 여자인 사람들만 가입할 수 있고, 접근성도 꽤 떨어지는 등 폐쇄적인 커뮤라 그런지 문화가 이상합니다. 고등학교 때 한창 온갖 커뮤를 눈팅하던 시절, 여초는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불쾌함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부류인 디씨류가 그냥 보자마자 빡치는거라면, 젊은 여초는 읽다보면 서서히 기분 나쁜 무언가가 있어요. 페미니즘이라고 도저히 불러줄 수 없는 완전 극단적인 페미니즘도 너무 많고요. 여기도 참 이상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부 커뮤. 맘카페가 대표적이죠. 여기는 젊은 여초랑은 또 다릅니다. 대부분은 멀쩡한 글들이 올라오는데, 가끔씩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글들이 올라와요. 10대의 연애, 동거, 차별금지법, 성소수자 등등 몇몇 문제에서는 알바가 의심될 정도로 보수적인 글들이 올라옵니다. 나이대도 꽤 높은만큼 젊고 세련된 분위기와는 잘 안 맞습니다. 

젊고 세련된 커뮤니티가 너무 부족합니다. 나이대가 지나치게 높은 남초커뮤나 지나치게 폐쇄적인 여초 커뮤말고 평범한 커뮤니티가 너무 부족해요. 다른 사람을 무식하게 혐오하거나,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난리치는 커뮤말고 좋은 분위기의 커뮤가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