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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도 사람을 만나봤어야 느낄 수 있다.

문통최고 문통최고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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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인터넷을 탐방하다 발견한 문장입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외로움도 사람을 만나봤어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계속 혼자였던 사람은 외로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늘 혼자였으니까' 지금 제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 같아서 적어봤어요.

 

완전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누가 먼저 말을 걸거나, 놀자고 해야 겨우 관계를 맺었지 제가 먼저 뭘 하자고 했던 기억이 잘 없거든요. 진짜 손에 꼽을 정도에요. 제가 주도적으로 뭘 했던 기억이. 늘 꿀꿀하고 꿉꿉한 감정이 들긴 했지만 따로 관계를 추구하진 않았습니다. 

 

모든게 귀찮고 무서웠거든요. 어차피 말더듬에 말막힘이라 제대로 말이 나올리도 없고, 고등학교 때부터 시사방송만 줄창 봐서 일반사람이랑 뭐로 대화해야 할지도 모르고, 학교가 끝나면 빨리 집에 가서 눕고 싶었고, 이런 식으로 전 사람을 만나야 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고등학교 때는 그래도 어찌저찌 밖에서 최소한의 대화라도 했는데 지금은 몇 년 동안 사실상 집에만 있던 신세라... 사람을 굳이 만나야 하나?라는 생각만 들고 있습니다. 아예 처음 보는 사람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난 외로움이 뭔지 정확히 모르는게 아닐까?' 혹은 '하도 혼자 있다보니 여기에 적응해버린게 아닐까?'라는 생각이에요. 특히 후자의 생각은 '혼자 지내다보면 가끔씩 끝없이 우울하고 외로울 때가 있지만, 차라리 이게 낫다. 사람과 새로 만나서 관계 맺는건 이제 하기 싫다. 고통만 받는 기분이고'라는 생각으로 발전됩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된 근본적인 이유를 굳이 찾아보자면 역시 말더듬과 말막힘 때문일 겁니다. 기껏 용기내서 말을 하려고 하면 입에서 말이 맴도는 경험을 너무 많이 했으니까요. 상대방은 나의 말더듬을 크게 신경 안 쓴다해도 제가 너무 신경쓰이고 짜증납니다. 머리 속에선 온갖 말을 하고 있는데 입에선 단어 하나 제대로 내뱉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겁먹고 혼자 사는걸로 도망친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대화해야 할 땐 본성을 최대한 숨기고 최소한의 대화만 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는 습관만 생겨버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망상을 계속 하나봐요. 제가 제일 많이 하는 망상이 주변 사람들과 온갖 대화를 하는거니까요.

 

호르몬 때문에 감정이 요동치기는 하는데 지금 현실을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아니, 지금 현실이 차라리 편하고 좋은 것같네요.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상상을 하면 그것만으로도 심장이 떨리고 긴장되니까요. 말더듬이 조금 나아졌나?라고 생각해서 말을 조금 더 하면 곧바로 더듬는 경험을 너무 오래 한지라 더 이상 사람과 대화하기 싫습니다. 

 

그냥 혼자서 지내야겠네요. 아, 물론 그로 인한 우울증은 사라지지 않을겁니다. 혼자 지내고 싶어서 지내는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혼자 지내는거니까. 하지만, 그나마 나름 어찌저찌 잘 살고 있는 제 생활패턴을 바꾸긴 싫네요. 

 

생각할수록 뭐 이런 인간이 있나 싶습니다. 자기비하 하지 말라고 하는데, 자꾸만 하게 되네요. 말을 못하는것 하나 때문에 참 여러가지로 골치가 아프네요. 그냥 뭐 그렇다고요. 주기적으로 적게 되는 신세한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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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 지 모른다라... 저도 어느정도는 그렇습니다 이젠 친했던, 연락이 끊긴 친구를 다시 만나더라도 무슨 말부터 꺼내고 무슨 말로 대화를 이어나갈 지 잘 모르겠네요 공통 분모가 이젠 사라져서 말이죠
23.07.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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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통최고 글쓴이
김두한
그러니까요. 과거에 친했던 친구한테 다시 연락해보고 싶어도 당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시사방송 얘기를 할 수도 없고... 근데 난 아는게 그거밖에 없는데.
23.07.2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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