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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회

문통최고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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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사건은 흐지부지 넘어가더니 갑자기 주호민 작가가 이곳저곳에서 언급됩니다. 이 때다 싶어서 커뮤니티에선 불타오르고 있고요. 하필 주호민 작가의 자녀분이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터라 이상한 말들이 함께 나오고 있네요. 사건의 정확한 경위는 지켜봐야겠으나, 우리 사회가 '정상'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우리 사회는 정상이 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합니다. 마치 없는 존재 취급하는거 같아요. 사회에서 요구하는 정상이 아닌 사람들에 대해선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 양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성소수자든 장애인이든, 사회적 약자든 뭐든 간에.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민주국가이자 선진국이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아닌가 봅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평범함', '정상'에 들어가지 않으면 존재조차 부정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왜 그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정상인'이 되지 못하는지, 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지는 전혀 고민하지 않은채 무식하게 혐오할 때가 너무 많고요.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이 될 수 없는 사람들, 어쩔 수 없이 소수자로 살아가야 할 수많은 사람들에게 조금만 너그러운 시선을 베풀면 참 좋을텐데. 왜 정상이 되지 않냐고 다그칠게 아니라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위로해주면 좋을텐데. 인터넷에 이상한 혐오글이나 만화를 싸지를 바엔 차라리 관심을 끊어주는게 좋을텐데. 

 

전 아직도 기억합니다. 전장연 분들이 지하철에서 시위할 때 온갖 혐오 표현과 비하, 모욕성 발언을 뱉어대던 사람들을. 평범하게 지하철 타고 이동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온갖 말을 지껄이던 것들이 생각나네요. '평범하게 두 발로 걸어서 지하철을 탈 수 없는 사람들'에게 평범해지라고 강요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죠.

 

사회 전체가 군대화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문정부 때 이런 분위기를 많이 누그러뜨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요. '멀쩡한 인간상'을 정해놓고 여기에서 뭐라도 하나 어긋나면 바로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사회에서 격리시키는거. 딱 군대에서나 할 짓이잖아요. 이걸 왜 사회 전체에다 확대하냐고요.

 

누군들 장애를 갖고 싶었겠습니까, 누군들 성소수자가 되고 싶었겠냐고요, 가난해서 억척같이 살고 싶은 사람은 또 얼마나 될 것이며, 사회적 약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다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인이 되려고 지금도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각종 사건사고와 사회문제에는 별 관심 없던 인간들이 주호민 작가 건에는 득달같이 달려드는 꼴을 보고 있자면... 이러나 저러나 유명인이 불쌍하기만 합니다. 참 신기한 사회에요.

 

+) 장애를 조롱하고, 희화화하는건 대체 언제쯤 그만할건지... 장애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웹툰이나 글같은건 인터넷에 안 올라오면 안되나? 하긴 뭐 동성애를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컨텐츠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뭘 바라겠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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