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나 결혼이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을 해라

제발. 연애하는게 부럽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게 부럽고, 나는 친구도 없는데 누구는 심지어 동성연인까지 있다는게 부럽다고 말을 해라. 설거지론이니 동성애 혐오니 이런 말 하지 말고. 부러운거 맞잖아?

솔직히,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설거지론, 퐁퐁남, 게이 혐오 글을 읽다보면 가끔씩 측은한 마음이 든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었길래 저 정도로 열등감에 찌들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연애를 하고 싶으면 이성이 좋아할법한 행동과 말투를 연습하고, 좀 깔끔하게 꾸미고, 열심히 노력을 해야할 것 아닌가. 

결혼까지 할 생각이라면 내가 하고 싶은걸 다 하려는 욕심을 조금 버리고 배우자한테 맞춰야 할 것 아닌가. 남자가 조금만 꾸미고 다니면 게이라고 욕하는데, 보통 사람들은 깔끔하게 꾸미고 다니는 남자를 좋아한다. 남자라도 깔끔하게 메이크업하고, 옷도 예쁘게 입는 사람을 좋아한다. 대부분은. 본인이 연예인, 아이돌 급으로 잘생긴게 아니라면. 아니지, 아이돌 급으로 잘생겼으면 더 꾸미고 다녀야지.

하나 더, 제발 연애 못하는거 얘기할 때 자기 얼굴 탓만 하지 마라. 니들이 아무 노력을 안하니까 애인이 안 생기는거다. 당장 주말에 백화점에 나가서 부부나 연인들을 잘 살펴봐라. 거기 있는 남성들이 모두 아이돌 급으로 잘생겼나? 아니다. 연인이나 배우자가 좋아할 정도로 깔끔하게 꾸미고 다닐 뿐이다. 제발, 얼굴 탓만 하지 말고 뭐라도 좀 해라.

이런걸 해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할 수 있는거다. 그게 싫으면 하지 마라. 당신들 생각처럼 '나는 아무 노력도 안하지만 나한테 모든 걸 맞춰주는 완벽한 애인, 배우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여자? 거기도 사람사는데다. 뭐가 특별히 다를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근데 커뮤니티를 보다보면 이 인간들은 둘 중에 어디에도 속하기 싫어한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상대방에게 맞추면서 연애하는거, 적당히 타협하고 배려하면서 결혼생활하는건 죽어도 싫어한다. 그렇게 결혼생활 하는 사람들은 모두 퐁퐁남 취급하면서 자기들끼리 정신승리한다. 

정작 그 '퐁퐁남'들은 커뮤 사람들한테 아무 신경도 안 쓰는데. 현실에서 배우자랑 사랑하고 애 키우기 바쁘지 누가 커뮤니티에 상주해서 '퐁퐁남' 글 쓰는 놈이랑 싸우겠나. 그렇다고 연애나 결혼을 포기하려는 것도 아니다. 혼자 사는거에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끼는 것도 아니다. 커뮤 놈들은 분명히 외로운 존재들이다.

하지만 본인들은 바뀔 생각이 없지. 그러니까 커뮤니티에는 괴상한 글과 만화가 올라오는거다. 현실세계에서는 들어볼 수도 없는 '퐁퐁남'이라는 말이 인터넷에서만 만연한건 이렇게 나오는 현상이다. 연애나 결혼이 부럽지만, 나는 아무 노력도 하기 싫은 사람들의 절규. 

여기에 이준석같은 인간들이 '2천년대 초반에 태어난 남성들이 결혼을 못하는 이유' 따위를 강연이랍시고 하니 커뮤에서는 열광할수밖에( 아니 나도 2천년생이지만 뭘 결혼을 못하고 잘하고가 벌써 나와... 아직 20대 초중반인데... ) 

커뮤러들이 자기들을 단순히 '아싸'라고 포장하던데, 굉장히 불쾌하다. 현실의 아싸들은 자기 나름대로 사회생활과 대인관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남들처럼 대인관계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나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고. 

모든 아싸들이 커뮤러들처럼 혐오발언 찍찍 내뱉고 대화 중에 급발진해서 화낼거라는 생각은 멈췄으면 좋겠다. 아싸 중의 아싸로서 굉장히 불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