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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짧은 옷 입은 여성들을 과하게 걱정하는 심리

문통최고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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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 어릴 때부터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바로 '짧은 치마 입는 여성들을 걱정하는 태도'입니다. 10대 중-고등학생들이 치마 짧게 줄여서 입는거, 2-30대 젊은 여성들이 짧은 치마 입는걸 두고 항상 과하게 걱정하셨죠. 

 

논리는 항상 비슷합니다. '짧은 치마 입고 다니는데 속치마나 속바지도 안 입고, 에스컬레이터 같은 곳에서 다 보일텐데... 그러다 찍히면 어쩌려고... 에휴 너가 아들이어서 다행이지' 항상 같은 레퍼토리가 반복됩니다. 

 

일단, 제가 밖에 잘 안나가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여성들 중에 짧은 치마 입고 다니는 분들이 많이 있나요? 잘 안 보이던데. 짧은 바지는 또 몰라도. 두번째, 치마 속을 찍는 놈이 변태에 싸이코인거지 여성이 무슨 잘못이 있나요? 이젠 뭐 옷도 마음대로 못 입나요? 

 

세번째, 짧은 옷 안 입으면 성범죄의 대상이 안 되나요? 긴 옷만 입으면 범죄예방이 되나요? 아니잖아요. 짧은 바지 입는건 또 괜찮은건가? 레깅스 입는것도 Y존 부각된다고 또 뭐라 하던데. 엄마한테 저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래서 부모세대와 자식세대를 구분하나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들 치마 속을 찍고 다니는 미친 놈들을 없앨 생각을 해야지 '그냥 너가 짧은 치마를 입지 마라' 혹은 '속바지 챙겨입어라'만 말하는건 좀... 아, 그리고 여성 몰카는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에서만 벌어지는게 아닙니다. 할려면 온갖 곳에서 할 수 있어요.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제가 만약 딸로 태어났는데 짧은 치마를 입고 싶었으면 엄마 아빠랑 정말 대판 싸웠겠네요. 다른 사람을 걱정해주는건 고맙지만, 때로는 그 걱정이 너무 과할 때가 있습니다. 짧은 치마 입어서 성범죄의 대상이 되냐고요... 피해자가 뭘 잘못해서 성범죄의 대상이 된건가요? 왜 다들 핵심은 피하는건지.

 

+) 노동현장에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는 같은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지 않게 대책을 마련하는게 중요한데, 왜 '그러니까 공부 잘해서 저런데 안 가야지.... 뭐 어쩌겠어'를 말합니까? 노동자가 죽는 현실은 고치기 싫은건가요?

 

아니, 공부를 잘해서 소위 말하는 좋은 직업을 가지면 죽음을 피할 수 있냐고요. 아니잖아요. 왜 다들 본질은 외면한채 이상한 걸 해법으로 내놓는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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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아직 그런 면이 있기는 하죠... 그래도 점점 달라지시긴 할거에요
23.08.04. 18:00
문통최고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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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sugar

‘짧은 치마를 속바지 없이 입는다 -> 사진 찍히면 어떡하려고’

 

이 논리구조는 대체... 이럴거면 짧은 치마를 입지 못하게 하던가. 옷도 마음대로 못 입나?

23.08.04. 18:03
ㅇㅇ
피해자보고 '그러게 왜 그렇게 입고 다녔어'식의 2차가해성 발언은 규탄하는게 마땅하지만, 이건 일단 그런 일의 피해자가 되면 안좋으니 그런 부분에서 걱정하는건데 이건 좀...
혹시 그런 일이 있으면 대판 싸우거나 하지 말고 걱정해주는 마음은 이해한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글쓴님 견해를 소상히 말씀드리는게 더 나을겁니다.
23.08.0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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