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같으면 ‘그래도 통합’을 얘기했겠지만
이번 사건은 도저히 그런 말을 못하겠다. 아무리 정치가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기 위해 짐승의 비천함'을 감수하는 거라고 하지만, 유달리 이재명에겐 힘들고 비천한 일이 너무 많이 벌어진다. 가끔씩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번외로, 난 요즘 보수 인사들이 하는 말을 도통 이해 못하겠다. 여가부 장관이 했던 '강간 당해도 아이 낳아서 기를 수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나, 대법원장 후보자가 보여주는 뉴라이트 인식이나,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보여주는 '쿠데타 옹호 발언'같은 게 도통 이해가 안된다. 다들 어디서 저런 인간만 데려왔는지 참 의문이다.
근데, 내가 저런 보수 인사들을 경멸하는건 너무나 쉽게 권력을 잡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진보정권에선 장관이나 위원장, 수석같은거 하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 + 정치 경험 다수 + 괜찮은 인성까지 합쳐져야 겨우 할 수 있으니까. 근데 보수 인사들은 왜 아무 말이나 지껄이면 자리를 주는걸까.
최근에 개그맨 김영민이란 자가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 사람이 누구냐면 옛~날에 개그콘서트에서 내시 역할로 나오던 사람이다. 이 사람도 극우 유튜브 열어서 온갖 뻘소리를 했는데, 무려 국민의힘 당대표 앞에서 입당식을 올렸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닐까?
반대로, 민주당이 진보유튜버 한 명 잡아서 입당시켜켰다고 생각해봐라. 그것도 만약 이재명 대표가 했다면? 아마 언론이 몇 달 동안 물고 늘어졌을 것이다. 유튜브에서 극우 발언이나 내뱉는 인간을 정당에 가입시켜서 무슨 이득을 취하려고 저러는걸까.
글이 다른 쪽으로 샜는데, 가끔 보면 우리만 너무 고달픈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인간으로서 가져야 될 기본적인 도의마저 저버린 사람들이 같은 정당 안에 가득한 것부터 너무 고달프다. 정치가 원래 그런거라고 하기엔,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는 해도해도 너무하다.
원래 같으면 '가결한 의원들도 어찌저찌 안고 가야 합니다'라는 말을 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못하겠다. 정말 동료이자 동지로서 가져야 될 기본적인 덕목조차 못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아무쪼록 지금의 혼란이 잘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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