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저 무사히 기숙사 왔어요 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인간은 술을 먹어야 말도 잘 나오고 애교도 나오는구나 ㅋㅋㅋ 술 많이 먹어도 주사도 없고. 주사 있어봤자 자는거 정도래요. 아 좋네 ㅋㅋㅋ
형이 오늘 몇 번이나 '술 같이 못 즐겨서 너무 아쉽다'고 말했어요. 같이 취하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면 좋을텐데 그걸 못한다고. 자기는 술 먹어야 이런저런 말이 나온다고. 그거 오늘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리고 하나를 깨달았죠. 이 인간 만날 때는 술을 먹어야겠다. 아니, 그리고 집에 있을 땐 드럽게 맛 없던 맥주가 오늘은 왜 이리 잘 들어가죠? ㅎㅎㅎㅎ 형이 같이 술 못 즐겨서 아쉽다고 몇 번 말했으니, 앞으로 같이 먹어줘야겠어요.
오늘 사실 제 인생에서 맥주 제일 많이 먹었거든요. 지금까지 제일 많이 먹은게 500cc였는데, 오늘은 1000cc는 먹은거 같아요. 취했냐고요? 음... 기억이 다 나는걸 보니 이 정도는 괜찮나봐요.
이 인간 술 먹으니까 되게 귀여워지네요. 아까 무슨 일 있었는지 아세요? 종로에 있는 이자카야에서 2차 대충 마시고 3차로 어디갈지릴 고르는 중이었어요.
형이 종로는 사람 많으니까 차라리 북한산보국문역 근처에서 술을 먹자고 했어요. 그러면서 3차는 제가 내고( 1차는 반반, 2차는 형이 냄 ) 형은 택시 타고 집에 가는거 어떠냐고 제안하더라고요.
근데 제가 돈 많이 낼 거 같아서 조금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니까 글쎄! 형이! 제 팔 슬쩍 잡고는 걸어가면서 돈 부족하면 자기가 내겠다고... 2번이나 그랬어요. 아니 손 잡는거 싫다며 ㅋㅋㅋㅋ 팔 잡는건 괜찮은거야? ㅋㅋㅋㅋ
술 마시니까 애교도 많아지고 ㅋㅋㅋㅋ 말도 많아지고 ㅋㅋㅋ 덕분에 저도 진짜 오랜만에( 아니 처음인가? ) 술 재밌게 먹은거 같아요. 집에 있을 땐 맛 없고 재미 없어서 술 거의 안 먹거든요. 근데 형이랑은 먹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아니 팔을 왜 자연스럽게 잡냐고. 하긴 형도 인생 살만큼 살았는데 제가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으니까 계속 만나겠죠. 근데 확실히 형이 9살이나 많다보니까 자기가 사야한다는 강박이 있나봐요. 오늘 스벅에서 음료 2잔이랑 샌드위치도 형이 샀어요.
아 뭐지? 이거 진짜 말만 안 놓은 썸 아닌가? 로맨스 영화도 같이 손잡고 보기로 했는데. 아... 너무 좋아 ㅋㅋㅋㅋ 이건 모두 이음 덕분입니다... 정신과 안 갔으면, 만남어플 안 깔았으면 형 못 만났을거니까요.
아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 이래서 사람들이 썸을 타고 연애를 하는거군요? 나중에 헤어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데. 이래서 연애하는구나... 이제 알거 같아요.
아니 아까 내 팔 왜 잡았냐고 ㅋㅋㅋㅋㅋ 뭐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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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술이 들어가야 말이 잘 나오는 타입이었나 봅니다. 하... 진짜 형 유죄야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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