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까지 이런식으로 기사 쓰는건 너무한데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가 같은당 이준석 의원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이하 뉴스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SNS에 뉴스쇼 영상 하나를 올렸다가 삭제했다. 해당 게시물을 올리면서 "뉴스쇼가 왜 대체 민주당과 이재명에게 심하게 하나 했더니 이런 악의적 프레임이 다 이유가 있던 모양"이라고 썼다. 이 대표의 실제 의중과 무관하게 전형적인 '좌표찍기'다.
19일 MBC '100분토론'에 나와 이 대표는 게시글을 올린 것이 "내 뜻에 부합했다"고 밝히면서 "언론은 나한테 불리한 것은 '단독' '특종'이라면서 신속하게 보도하고 내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 별로 보도가 없다. 총량으로 따지면 저한테는 마이너스 쪽"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피해자 자리에 위치시켰다. 이날 여러 패널이 이 대표 언론관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최근 이 대표와 누리꾼들이 허 전 대표 주장을 계기로 시작한 뉴스쇼 비판은 정당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뉴스쇼 비난의 근거는 타당한가?
허 전 대표가 SNS에 공개한 이준석 의원의 카카오톡 내용은 2023년 10월24일 오전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공개한 여론조사 내용이다. 정치인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내용을 언론사나 대중에게 뿌리는 건 당연한 일이고 중요한 건 김현정 앵커가 이날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중에 언급한 해당 여론조사 내용이 허위이거나 왜곡이었느냐의 문제다.
만약 이 의원 쪽에서 뉴스쇼에 제공한 여론조사 수치가 조작됐고, 이를 뉴스쇼가 검증없이 방송했다면 비판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누리꾼들이 비난하는 내용은 '이 의원이 카톡에 올린 여론조사 이미지와 뉴스쇼 방송에 나온 이미지가 같으니 유착됐다'거나 '노컷뉴스에 올라온 조 의원 인터뷰 기사에서 해당 이미지가 삭제됐다' 등이다. 방송사에서 생방송 중에 이미지를 찾아야 하면 포털 등에서 검색해 활용하는데 그 이미지가 이 의원이 카톡방에 공유한 것과 같은 게 무슨 문제일까.
누리꾼들의 '이준석-김현정' 유착 의혹과 달리 방송 내용은 이 의원을 비판하는 취지로 구성됐다. 당시 출연한 조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해 비판적인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유승민·이준석 신당'에 대해 묻는 것 자체가 이 의원에 대한 비판을 끌어내는 질문일 수밖에 없다. 실제 조 의원은 '이준석 신당'이 17.7% 지지를 받는 현상에 대해 "조정훈 신당이 섞여도 그렇게 나왔을 거다. 국민들이 신상을 좋아한다"며 "이준석 대표만 있는 신당을 만들면 컬트 정당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앵커가 이 의원과 유착됐다고 전제하더라도, 굳이 섭외도 쉽지 않은 친윤계 인사에게 '이준석 신당'에 대해 물어 비판적인 대답을 들었다면 그중에선 잘한 질문이 아닌가.
뉴스쇼에 이 의원이 자주 출연했다는 비판도 있다. 최근 1년간 이 의원은 뉴스쇼에 13번 출연했다. 월 1회 꼴이다. 방송계에선 이 의원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가 원외에 있거나 당대표 당선 이전부터 섭외에 적극 응해주고 실제 출연하면 청취율이 오르기 때문에 노출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특히 청취율 조사 기간에는 서로 이 의원 섭외를 위해 경쟁하는 현상도 있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를 들더라도 뉴스쇼를 비롯해 방송에서 이 의원에게 과도하게 마이크를 쥐어준 건 문제다. 그는 세대와 성별 등 갈라치기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뉴스쇼가 부적절한 정치인을 띄워준 것에 대해 비판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지만 갑자기 뉴스쇼가 친민주당 성향이 아니란 식으로 비난을 받으면서 문제가 꼬여버린 셈이다.
친명방송 아니면 곧 반명방송인가?
이재명 대표의 뉴스쇼 '좌표찍기' 이후 친민주당 성향의 유튜브 방송과 누리꾼들이 뉴스쇼를 비난하고 있다. 'CBS가 중립적인 척을 한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맥락이 포함돼 있다. CBS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슈인 채상병 사건을 꾸준히 보도하는 등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언론으로 평가받지만 이 대표에게 우호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 대표의 최근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 논조의 기사가 나온다. 이에 유튜버들은 CBS가 친명방송이 아니란 이유로 '반명방송'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온라인 공간에는 김 앵커를 가리켜 '준석맘'이라는 성차별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등장한다.
이준석 의원이 원장으로 있는 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에서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정치컨설팅민 대표)측에 5500만 원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이준석' 패널인 박성민 대표의 뉴스쇼 출연도 문제 삼고 있다. 물론 뉴스쇼에선 이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박 대표가 출연했고, 박 대표를 방송에 부르는 곳이나 그의 기고를 받는 매체는 더 있다. SBS는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여의도 펠레'라는 코너에서 매주 박 대표를 패널로 부르고 있고, 지난해에는 유튜브 '스토브리그'에 고정패널로 출연했다. 박 대표는 조선일보에도 매달 '정치포커스'란 코너로 글을 연재하고 있다. 그동안 박 대표를 섭외했다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
물론 뉴스쇼에도 비판받을 점이 있다. 개혁연구원에서 박 대표 측에 5500만 원 계약 사실이 드러난 게 뉴스토마토 지난 7일자 보도였으니 지난 12일 뉴스쇼에 박 대표가 출연한 것 자체가 부적절할 수 있다. 부득이하게 출연했다면 관련 내용을 김 앵커가 물어서 박 대표에게 제대로 해명하게 했어야 한다. 또한 이날 댓글창에서 '5500만 원에 대한 해명 요구'가 나올 때 뉴스쇼 입장에 따르면 기술적인 문제로 댓글창이 닫힌 것인데 뉴스쇼 해명에도 의구심이 남는 이유는 이날 박 대표의 명쾌한 해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미흡한 대처를 이유로 이재명 대표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수 언론사에 대한 불만을 뉴스쇼란 특정 프로그램에 향하게 하는 게 정당한지 의문이다. 그러면서 언론 전반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을 드러내면 지지층들은 해당 언론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만약 뉴스쇼를 비롯해 CBS에서 이 대표 비판이 수그러들면 다음 타깃은 어디가 될까.
뭐야? 왜 이 기사가 미디어오늘에서 나옴? 저~기 중앙일보 어딘가에 실려야 할 기사인데. 뭐냐 이 이상한 양비론은
아니 다들 이준석한테 뭐 좋은말이라도 들었어? 왜 이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