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끔씩 생각나는 학원
아직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학원이 있습니다. 제가 중1 때 다니던 학원인데요, 지금 생각해도 이해 안되는 규율 투성으로 가득했었죠. 수원에 있는 학원이고 지금도 있어요.
제가 기억나는 학원의 규율을 이야기해 보죠. 첫째, 평일에는 교복을 입고 등원한다. 사복은 주말에만 가능합니다. 둘째, 저녁시간은 20분입니다. 그마저도 17-18분이 지나면 강사가 들어와서 먹던거 치우라고 했죠.
셋째, 제가 이 학원을 다닐 때가 2013년이었는데 학원에서 손바닥을 때렸습니다. 숙제 안해오면 얇은 막대기같은 걸로 손바닥을 때리던 분이 계셨죠.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넷째, 중1인데 시험기간이 되면 주말에 자습을 시켰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토요일엔 10시에서 6시, 일요일엔 오후 1시에서 6시였던거 같네요. 그지같은 교재 계속 읽느라 지루했던 기억이 있네요.
다섯째, 학원 전체에 cctv가 있었는데 가끔씩 학생들이 공부를 안하면 강사가 방송으로 ‘OO반 공부합시다’라고 외쳤습니다. 자주는 안 그랬고 제가 학원 다닐 때 2번 정도 그랬던 거 같네요.
여섯째, 학원 주제에 시키는게 많습니다. 매일 알림장 같은 노트에 이거저거 적고 부모님 싸인까지 받아오라고 하지 않나, 두발 규제 없던 학교에 다니던 남학생 머리가 기니까 머리를 잘라오라고 하지 않나... 이상한게많았죠.
지금 기억나는건 대충 이정도네요. 지금 저 학원을 생각해보면 되게 웃깁니다. 학원의 기본인 수학 영어 강의는 엄청 못하면서, 쓸데없는 규율만 되게 많았거든요. (수학 교재는 시중에 있는거 그대로 쓰는데도 참 강의를 못했습니다. 영어 교재는 지들이 만든거 썼는데 퀄리티가 형편없었어요 )
어쩌다 저 학원을 가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납니다. 초등학교 때까지 다니던 영어 학원이 맘에 안들어서때려치고 다른 곳을 알아보다가, 왠지 학원이 멋있어 보여서 들어갔던 거 같네요. (어릴 때 영어학원이 맘에안든다고 엄청 바꿨는데, 중간에 이상한 곳에 걸린거죠 )
도대체가 지금도 이해가 안되는건 왜 학원 주제에 교복을 입고 오라고 하나, 시대가 어느땐데 숙제 안해왔다고 손바닥을 때렸나 입니다. 진짜 중1, 14살이면 정말 어린 나이인데 왜 애들에게 그렇게 엄하게 굴었는지...
결국 학원을 대충 6개월 정도 다니다 못 다니겠다고 부모님께 얘기를 드렸고, 엄청 싸웠지만 결국 나왔습니다. 제가 학원 못가겠다고 생난리를 쳤거든요 ㅎㅎ... ( 학원 자주 결석하다가 오랜만에 가니까 강사가 지각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했던 기억도 있네요 ㅋㅋ )
그 뒤로 집 근처 아파트에서 강의하는 공부방을 다녔는데, 다행히 잘 맞아서 중2부터 고3까지 쭈욱 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중1 때 저 학원을 왜 갔는지 모르겠네요.
+) 중1 때 학원을 다니다 자판기 옆에 고3 장기 학생들 수능 끝나고 빕스 가서 밥 사줬다는 포스터를 본 기억이 나네요. 그 때 ’아니 중1부터 고3까지 학원에 학원비를 갖다 바쳤는데 해준다는게 꼴랑 빕스?‘라는 생각을 했었죠 ㅋㅋ 학원에 애정이 다 떨어진 상태라 저런 생각을 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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