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런던 여행기 - 5 (암스테르담 중앙역&호스텔)
이제 헤이그에서의 반나절 일정을 끝내고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후기입니다. 암스테르담 시내까지는 다시 열차를 타고 1시간 가량 이동해야 하지요. 대략 서울에서 춘천이나 천안정도 거리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헤이그 중앙역의 플랫폼 입구입니다. 유럽의 기차역들은 무임승차 방지 차원에서 저런식으로 폐쇄식 게이트를 운용하는데요, 보통 저런 경우는 지정석이 별도로 없는 일반열차를 타는 구역입니다. 좌석이 지정되어 있는 고속열차는 조금 다르죠. 그리고 위로 열차같은게 보이는데, 저거는 헤이그 시내를 관통하는 트램입니다. 특이하게 2층으로 높여서 트램을 지나가게 하는데요, 베를린 중앙역도 비슷하게 지하철이 저런식으로 건물 위를 지나가도록 되어 있죠.
1시간정도 달려서 도착한 암스테르담 중앙역입니다. 보통 유럽의 대도시 중심역들은 지상에 플랫폼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건물 위에 많은 선로를 설치해두고 열차가 앞뒤 양방향으로 모두 다닐 수 있는 구조(선상역사)로 되어있죠. 한국으로 치면 천안아산, 오송역이랑 비슷한 구조입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1층의 모습입니다. 역이 원체 크다보니 상점들도 다양하게 들어와 있고 암스테르담의 대중교통(트램, 지하철)도 이곳을 많이 지나가는 편입니다. 그리고 자전거 행렬도 엄청나죠.
제가 예약한 숙소는 특이하게도 중앙역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가는 형태였는데, 사실 페리라고 해도 끝에서 끝까지 2~3분밖에 안걸리고 배차간격도 5분, 무엇보다 무료라서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바로 이런 페리를 타고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자전거와 바이크로 출퇴근하는 암스테르담 시민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그냥 도보로 타는 사람들보다 자전거를 들고 타는 사람들이 훨씬 많더라구요ㅎㅎ 앞으로 사진을 통해 계속 보이시겠지만 암스테르담은 그야말로 자전거 가진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도시입니다.
배가 출발하기 직전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배경으로 찍어봤습니다. 역을 이용하는 수요가 계속 증가하다보니 뒷면에 별도의 구조물을 만들어 역을 2배로 키웠는데, 그게 바로 지금 눈에 보이는 구조물입니다. 원래 먼저 지어진 앞면은 나중에 또 보여드릴께요.
중앙역과 숙소가 위치한 쪽을 다니는 페리는 2대가 번갈아 다니고 있는데, 한쪽에서 배가 들어오면 그 반대쪽으로 가는 배가 출발하는 구조입니다. 뭔가 속초 아바이마을을 다니는 갯배가 생각났네요ㅎㅎ
배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에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바로 저 감자튀김 가게였습니다. 흔히 Frites라고 부르는 벨기에/네덜란드식 감자튀김인데 보통 맥도날드 같은곳에서 먹는 감튀보다 훨씬 두꺼워서 더 맛있고 소스도 다양하게 골라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맥주 안주나 간단한 끼니로 좋습니다. 오리지널은 마요네즈를 기반으로 한 소스를 뿌려멱는건데, 저는 커리 소스를 골랐습니다. 저거 한봉지에 3.6유로인데 살인적인 네덜란드의 외식물가를 감안하면 상당히 싼 편입니다. 나중에 다른 유명한 곳에서도 먹어봤는데, 튀김 자체는 큰 차이가 없으니 눈에 보이는 곳중에 사람 적당히 있는 가게 찾아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ㅎㅎ
제가 묵었던 Clinknoord 호스텔 건물입니다. 상당히 큰 규모인데, 원래 1970년대까지 사무실로 쓰다가 버려진 곳을 암스테르담 시 정부가 이 구역을 리노베이션 하면서 여기도 호스텔과 작은 사무실들이 들어오게 된 거라네요.
여기는 로비층인데 체크인 카운터와 카페, 오락 공간이 같이 위치해 있습니다. 확실히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호스텔인데 규모가 워낙 커서 그런지 보통 호스텔하면 있는 다인용 도미토리 뿐만 아니라 1인용 개인 전용실도 꽤 있습니다.
여기가 1인 전용실입니다. 1박에 15만원인데 호스텔 치고는 비싸다고 볼 수 있지만 암스테르담의 숙박비가 그리 저렴하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나름 가성비 괜찮은 옵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쉬웠던 건 건물 안쪽으로 창이 나있어서 채광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는건데 숙소에 밤에만 들어오고 아침에 일찍 나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죠. 아 그리고 샤워기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ㅎㅎ
아무튼 숙소에 짐만 풀고 곧바로 저녁도 먹고 암스테르담의 밤거리도 들러보러 길을 나섰습니다. 숙소 앞에 위치한 이 높은 건물은 과거 로열 더치 쉘의 본사 건물로 쓰였던 곳인데, 지금은 카페, 클럽, 레스토랑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모해 있죠. 옥상에는 그네도 있습니다.
암스테르담도 헤이그 못지않게 오래된 건물이 있는 구시가와 신식 건물이 즐비한 업무지구간의 구분이 좀 있는편인데, 헤이그와는 달리 건물들이 그리 높은편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스키폴 공항이 시내와 가까이 붙어있기도 하고 도시경관 차원에서 고도제한이 좀 빡빡한 편인걸로 보이네요.
암스테르담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자전거 주차장입니다. 이렇게 옥외에도 자전거 주차시설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시내 중심지에는 아예 큰 규모의 지하 주차장들도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신 자가용이 다니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도시인데요 도심 구간 속도 제한이 30km인 곳이 많고 주차 공간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차량 통행을 억제하면서 그 수요를 자전거, 트램, 지하철로 분산시키는 것을 동시에 하는 교통수요 관리정책인 셈이죠.
그래서인지 암스테르담 시내를 다니다보면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더 빨리 지나가는 풍경도 은근 보이긴 합니다. 실제로 관광객 입장에서 자전거를 만만히 봤다가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겪는 사례들이 빈번해서 늘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죠.
어느 덧 운하를 끼고 만들어진 구시가지로 들어왔습니다. 역사책을 통해 많이 보셨겠지만 집이 저렇게 좁은건 폭을 넓게 할수록 세금을 많이 부과했던 암스테르담 시정부의 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요, 실제로 저걸 보니 참 신기했달까요ㅎ
다음 편에서는 암스테르담에서의 저녁식사와 밤거리 풍경이 이어집니다. 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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