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런던 여행기 - 8 (암스테르담 지하철 & 모닝 카페)
여행 2일차이자 암스테르담을 본격적으로 들러보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암스테르담이 사실 그리 큰 도시는 아니지만 유수의 미술관이 2곳 있고 운하 투어같은 자잘한 거 하려면 하루는 통으로 다 써야죠.
그래서 이날은 오전에 미술관들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하이네켄 체험관과 운하투어를 하는 일정으로 구성했습니다.
참고로 반고흐 미술관, 국립미술관, 하이네켄 체험관은 사실상 온라인 사전예약이 필수입니다. 입장 시간을 지정해서 할 수 있는데 그래도 피크 타임을 어느정도 피하려면 오전 일찍부터 시작하는걸 추천드려요.
저 또한 아침 7시에 일어나서 7시 30분경 숙소를 나와서 바로 배를 타고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건너왔죠.
페리 타는곳에서 바라본 암스테르담 중앙역입니다. 확실히 고풍스러운 전면과는 다른 후면부인데 잘 보시면 지붕에 'AMSTERDAM'이라고 크게 써있죠. 위성사진으로 보면 매우 선명한데 나름대로 좋은 아이디어인거 같네요.
오늘도 페리를 타고 넘어갑니다. 사실 7시 30분~40분이면 한국에서는 지하철/버스에 사람 제일 몰리는 시간일텐데 여기는 오히려 꽤나 여유있더라구요. 출근 시간이 우리보다는 확실히 뒤쪽에 있다는게 느껴져서 부러웠습니다. 저 옆에 전자시계는 출발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겁니다.
페리를 타고 넘어와서 암스테르담 교통카드 24시간권을 구매했습니다. 저 1장이면 24시간동안 지하철/트램/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해서 여행객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용하죠. 암스테르담의 교통비가 원체 비싼편이라 반 필수입니다.
이제 이 티켓을 갖고 지하철을 타러 내려갑니다. 암스테르담에는 총 5개의 노선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노선명이 51, 52, 53호선 이런식으로 이어집니다. 왜 그런고 하니 기존의 트램/버스 노선과의 혼동을 피하면서 통합적인 교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제가 이날 타는 노선은 52호선 이었습니다. 비교적 최근(2018년)에 개통한 노선이라 그런지 여타 유럽 도시들 지하철에 비해 훨씬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 있었어요. 암스테르담 중앙역은 5개 노선 가운데 4개 노선이 지나가는 최대 환승허브죠.
열차도 확실히 깔끔합니다. 아무래도 인구가 그렇게까지 많은 동네는 아니다보니 서울지하철 보다는 좀 작아요. 대략 대구지하철 정도 크기라고 하면 이해가 갈까 싶네요.
이제 내려서 출구로 올라왔습니다. 내부와는 다르게 출입구 쪽은 오히려 고전적인 느낌인데, 아무래도 주변 경관을 어느정도 고려해서 설계한 느낌이 강합니다.
8시가 채 되기 전의 시내 풍경입니다. 확실히 암스테르담의 시가지는 차분한 느낌이 참 매력적이라고 해야 할것 같아요. 아침의 옅게 푸른 하늘과 운하가 참 잘 어울린다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지나가다가 본 도로변의 전기차 충전기와 자전거, 트램에서 이 도시가 추구하는 교통 및 환경 정책이 실감나기도 했고요.
집에 달아놓은 수녀머리 장식이 인상적이라서 한 컷 찍어봤습니다. 예전 유럽에서는 저런 식으로 이 건물에 누가 사는지 혹은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지를 표시했다고 하네요.
이 날의 첫번째 일정은 Back to Black 이라는 로스터리 카페였습니다. 박물관 주변에서 가장 평점이 높고 소개도 많이 된 카페라서 궁금했는데 오픈시간이 08:00~17:00(네덜란드에서 스벅 제외한 다수의 카페는 늦어도 7시 전에는 다 문을 닫습니다....)이라서 아침에 들러 간단하게 빵이랑 커피 먹자는 생각으로 오픈시간 거의 딱 맞춰서 갔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첫 손님이었고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참 인상적인 공간입니다. 확실히 여행지에서는 이런 카페들이 더 기억에 남기 마련이죠. 파는 원두의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는데서 커피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는걸 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기 빵들은 여기서 직접 굽는데, 마침 지하에 있는 작업실에서 구운 빵을 들고 나오는 것도 봤네요. 더 먹고 싶어졌습니다....
여기서는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과 원두별 핸드드립을 같이 취급합니다. 그래서 우선은 빵과 먹으려고 Cortado를 한잔 주문했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라떼라고 생각하시면 될텐데 유럽에서는 꽤 흔한 메뉴입니다. 한국에서는 간혹 피콜로 라떼라는 명칭으로 파는 가게들을 좀 봤네요.
먼저 주문한 코르타도&크로와상입니다. 갓 구운 크로와상이야 맛없을 리가 없고.... 저 커피가 에스프레소 샷을 내린거에 우유를 친 건데도 상당히 원두 고유의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확실히 좋은 원두를 쓰는 집들은 에스프레서 샷에서도 복합적인 맛이 느껴지는데 여기는 그 중에서도 산미가 조금 도드라졌습니다. 블렌딩을 조금씩 바꾼다고 하더라구요.
기왕 온거 궁금해서 핸드드립 커피도 시켜봤습니다. 에스프레소 블렌딩 원두에서 가장 메인이라고 알려준 페루 원두로 주문했는데요, 중남미 특유의 고소함이 있으면서도 산미와 과일향 또한 상당히 도드라져서 신기했습니다. 역시 커피는 마실수록 더 어렵고 그만큼 계속 알고싶어지는 매력이 있는거 같아요. 덕분에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편은 반고흐 미술관으로 찾아뵐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