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과학이 아닙니다
제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네요. 뉴스에서 ‘경제학자들, 문정부 최저임금 정책 비판’ 이런거에 속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sky 나오고,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 딴거에 속아서 경제학자들이 하는 말을 모두 믿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경제학의 기본 내용 정도는 알아두는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환율이 폭등하고, 물가가 치솟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미친듯이 올리는 상황 속에선 투자하면 안된다’같은거요.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모르면 언론에서 1년 내내 뿌리는 ‘당신도 투자해야 한다!’같은 기사에 속아서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대부분잃을테니까요.
그러나, 경제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데 맨큐의 경제학이나 시중에 나와있는 경제학 책부터 덥석 사서 읽으면 정말 큰일납니다. 당장 맨큐의 경제학만 봐도 꼴랑 수요 공급 그래프 하나 그려놓고 ‘과도한 최저임금인상은 위험하다’ 이러니까요.
이미 진보방송에서 문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은 잘못된게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으면 저기에 안 속겠죠. 하지만, 경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맨큐의 경제학에 나온 저 얘기가 진리라고 믿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소위 말하는 ’우매함의 봉우리‘에 빠진거죠.
제가 예시를 최저임금 인상으로 들었지만, 경제학에는 저거 말고도 정말 이해 안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볼까요? 거시금융정책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가 생겨도 별 문제 없다는 논리가 나옵니다. 처음 들어보는 수식과 근거를 대면서 ‘한미 금리차가 생겨도 외국인 투자는 줄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근데, 한미 금리차가 생겨서 발생하는 환율 상승, 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국내물가 상승은 왜 무시해요? 한국은행에서도 이 주제로 글을 하나 썼던데, 읽어보면 정말 신기합니다. ‘얘네 진짜 금리 올리기 싫구나... 논리 만든다고 애썼다 애썼어’라는 기분이 들거든요.
이처럼 경제학에는 과학으로 포장된 ‘신념‘이 정말 많습니다. ’아무튼 정부가 돈 많이 쓰면 나라 망한다’가 대표적이죠. 근거가 없어요. 그냥 안된대요. 가계부채가 점점 늘어나는건 개무시하면서, 문정부 때 국가부채 찔끔 늘어난건 노발대발하는게 주류 경제학입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건 좋지만, 경제학이 과학처럼 절대불변의 진리를 가진 학문이라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네요. 현대 경제학은 폴 크루그먼이 말한대로 ‘19세기 의학’에 불과하니까요. 19세기 의학이 어땠냐면, 환자 건강이 멀쩡할 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온갖 조언을 해줍니다. 근데 정작 환자가 아파서 병원으로 실려오면 적절한 치료를 못해요. 이게 19세기 의학입니다.
전 현대 경제학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의 경제학은요. 맨날 진보정부와 민주당 까는거만 잘하지, 지금처럼 물가와 환율과 금리가 치솟고, 미국와 스위스의 대형 은행들이 망하고,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은 내놓지 못하니까요.
인터넷에 종종 경제학이 만능 학문인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길래 한 번 써봤습니다. 인생에 도움이 되는 학문은 맞는데, 진짜 현명하고 똑똑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게 경제학같아요. 괜히 잘못 배워서 노무현 문재인 까기 딱 좋은 학문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