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땐 얌전하게 공부만 해야하는건가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공부도 못하고, 친구들끼리 놀지도 못하고, 예쁘거나 멋있게 꾸미지도 못하고, 연애도 못하면서 공부만 해야하는건가. 그렇게 공부만 하면 대체 뭐가 남지?
도대체 저들이 말하는 ’학생다움‘이란 대체 무엇일까? ’노예처럼 조용히 공부한 뒤 빨리 취업해라. 아, 취업한뒤엔 결혼해서 아이도 낳아야 한다?‘ 이런 건 아닐까?
’연애는 나중에 해라. 지금은 공부할 때다. 취미생활은 나중에 하면 된다. 책은 나중에 읽어라. 자신을 치장하지도 말고 조용하게 독서실에서 공부를 해라. 물론 성적은 당연히 잘 나와야 하고, 대학은 최소 인서울은 가야한다는거 알고 있지?‘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세뇌시키는건 아닐까.
어릴 때부터 소위 어른들이 말하는 ‘모범생’으로 살아오면서 한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중학교 - 고등학교 때 진짜 공부만 하면 나중에 아무것도 안 남는구나. 내가 뭘 좋아하는지, 사람들과는 어떻게 사귀어야 하는지, 어떻게 취미생활을 해야하는지, 연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어른이 되는구나.
조용히 공부만 하라면서요. 대인관계 필요 없다면서요. 공부해서 인서울 가라면서요.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라면서요. 취미생활은 나중에 하라면서요. 교복같은 거 줄이지 말고 얌전하게 학교 다니라면서요. 어른들이 시키는대로 다 했는데 지금 난 왜 이모양이냐고요.
오히려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끼리 재밌게 놀고, 연애도 해보고, 적당히 자기가 좋아하는거 해 본 애들이 20대를 더 즐겁고 재밌게 보내잖아요. 난 당신들이 시키는대로 다 했는데 왜 이 모양 이 꼴이냐고요.
이런 말을 하면 아마 어른들은 이렇게 말할겁니다.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살거냐. 27-8살까지는 취업을 해야 하는데. 취미생활이든 연애든 취업한 이후에 하면 되지. 남들은 다 열심히 사는데.’
취업을 하고 나면 이런 말을 하겠죠. ’ 너 언제까지 혼자 살래. 취미생활? 결혼하고 나서 하면 되지. 너 진짜 평생 결혼 안 할거야? 만나는 사람도 없어? 그래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려고.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데~‘
아니 지금까지 사람을 제대로 사귄 적이 없는데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합니까? 얌전하게 공부만 하라면서요. 그 덕분에 지금 난 사람과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어떻게 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고요. 가뜩이나 말더듬도 있는데.
어릴 때부터 ’진로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온갖 불안감만 심어둔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인생훈수를 두는지. 어릴 때 그런 진로교육 + 집안환경 여파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제 와서 사람을 만나라고요? 밖에 나가라고요? 언제는 조용히 공부만 하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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