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인 부모들의 사고방식이란...
누가 보면 밖에서 성관계라도 한 줄... 요 몇 달 동안 저를 괴롭히던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연애에 대해선 이렇게도 보수적인데 왜 자꾸 결혼과 출산을 강조하는걸까?'라는 질문이요. 연애에 대해선 10대 때 연애하면 안되고, 동거도 안되고, 동성애는 당연히(?) 안되는거라는 식으로 말하잖아요. 근데 왜 나이가 차면 당연히 결혼해야 하고 출산해야 한다고 말하는걸까... 이해가 정말 안됐습니다.
근데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이 사람들은 아이들의, 청년들의 행복을 꿈꾸는게 아닙니다. 동성애는 전 글에서 얘기했으니 이번엔 10대의 연애에 대해 얘기해보죠. 전 솔직히 10대 때부터 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애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고, 많은 곳에 다녀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고 저처럼 중-고등학교 내내 '집 - 학교 - 학원 - 독서실'만 왔다갔다 하면... 성인이 되었는데 취미는 하나도 없고, 사람과 대화할 줄도 모르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는 이상한 인간이 되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공부를 지나치게 잘해서 사람들이 말하는 '명문대'에 들어갔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이도저도 아닌 인간이 된거죠.
결혼에 대해 얘기해보죠. 지금이 옛날도 아니고 나이가 차면 부모가 소개해주는 사람을 만나서, 몇 달 만나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시대냐고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연애를 해보다가 마음이 굳어지면 결혼을 하는거잖아요. 그럴려면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하고요.
괜히 웹툰에서 10대 로맨스물이 주구장창 나오겠습니까? 물론 웹툰의 주 시청층이 10 - 20대라는걸 감안해야 하지만, 10대 중반부터 20대 초반까지만 할 수 있는 연애란게 있다고요. 아무 조건 없이, 이거 저거 따지는거 없이 순수하게 한 사람을 좋아하는게 저때 말곤 안되는데...
어리니까 많이 서툴고, 미숙하지만 그러면서 배우는거죠. 사람을 사귈 때는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어떻게 대화하고 어떻게 맞춰야 하는건지. 그렇게 여러 사람을 만나다가 결혼을 해야 결혼생활이 잘 유지되지 않을까요? 권위적인 부모 생각처럼 취업할 때까지 연애 한 번도 안 한 사람이 취업 이후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을까요?( 물론 모든 사람이 취업 이후에 결혼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드는거죠 )
근데 권위적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 안하나 봅니다. '10대 땐 공부를 하고, 대학 가선 취업을 하고, 취업한 이후엔 부모가 정해주는 사람 만나서 빨리 결혼해서 애를 낳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10대의 연애는 반대하면서 요즘 애들 결혼 안한다고 걱정하죠.
사람들이 행복하게 자기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게 아니라 마치 군대처럼 딱딱 짜여진 스케줄에 몸을 욱여넣으라고 강요하는 기분입니다. 아니 연애를 오래 해야 결혼을 하던가 말던가 하죠... 지금이 뭐 옛날처럼 일정 나이가 되면 주변에서 소개받아서 자연스럽게 결혼하는 문화도 아니고... 진짜 짜증나네
저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자기도 고지식한 부모라 애들이 저러는게 이해가 안된다'라고 하던데... 자랑입니다 아주. 세상은 이미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과거의 이상한 사고방식에 갇혀 있을건지...
진짜 저런 사람들 때문에 저출산이 가속화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렇게 아이를 키울 바에야 안 낳는다고 생각하는거죠. 저출산 문제의 해결을 진짜 바란다면 권위적인 태도부터 제발 버립시다. 아니면 아예 저출산을 입에 담지를 말던가
+) 그나저나 저 글에 나온 커플은 참 부럽네요. 저도 저런 연애를 해보고 싶었는데... 말더듬 + 완전 아싸 성격 때문에 할 수도 없었지만ㅜ 지금은 부모님말고는 연락하는 사람도 없고 참 씁쓸합니다. 이럴려고 내가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공부만 한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