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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를 보기 싫은 권리도 인정해줘야 하나

문통최고 문통최고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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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주소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287694?sid=110

퀴어축제는 무인도 가서 해라, 퀴어축제 실내에서 하면 안되냐? 장애인들은 그냥 조용히 살지 뭣하러 왜 시위를 함? 노조는 맨날 파업이나 하고, 저러니까 나라경제가 망하지 등등... 우리 사회에선 '소수자를 보기 싫은 권리'도 존재하나 봅니다. 

 

 다수자에게 소수자(퀴어축제)를 안 볼 권리가 있으니 소수자는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소수자가 스스로 드러내며(가시화)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해 달라는 게 퀴어축제의 본질일 텐데, 다수자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하라는 건 아예 세상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얘기다.

 

 극빈층이 잘살게 된다고 부자가 가난해지는 게 아니고 여성 인권을 신장한다고 남성 인권이 후퇴하는 게 아닌데 말이다. 성소수자의 인권이 개선된 사회는 사회 전반의 인권이 개선된, 그래서 다수자의 인권도 개선된 사회임은 세상이 아는 바다(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게 1990년이다). 

 

이 말은 놀랍게도 중앙일보 칼럼에서 나온 말입니다... 세상에 중앙일보에서 이런 칼럼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칼럼 전문은 링크로 올려둘게요 )  

 

제가 예시를 성소수자로 들었지만, 사실 '소수자를 보기 싫은 권리'는 어디에서나 통용됩니다. 상대적으로 소수인 10대의 연애, 장애인들의 대외활동, 노동 약자들의 파업 등등... 우리 사회는 알게 모르게 소수자들에게 '너희들이 힘든건 알겠는데, 다수의 사람들을 위해 좀 참고 살아라'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게 대체 나치즘과 뭐가 다르죠? 이래놓고선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다고 말할 수 있나요? 내 눈에 보기 싫다고 치워버리고,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리고, 대놓고 차별하는게 당신들이 말하는 '자유'인가요? 이걸 하다하다 홍준표가 얘기를 하냐...

 

더 웃긴건 홍준표는 몇 달 전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다는 겁니다. 이슬람 사원은 만들어도 되고, 퀴어축제는 하면 안되나요? 이슬람 신도들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지만, 성소수자들은 존재하면 안되는 사람들인가요? 

 

전장연 시위 초창기 때가 생각납니다. 진보 커뮤니티조차 몇몇 사람들이 전장연 시위에 개거품을 물며 반대하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죠.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지 마라' 맨날 이걸 입에 달고 사는데, 소수자들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데 그냥 참고 있어야 하나요? 

 

내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데 그냥 조용히 살아야 하나요? 이러면서 보수는 꼭 중국을 욕하는데, 가끔 보면 우리가 중국같은 권위주의 사회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회. 이게 민주주의 사회의 본질 아닌가요? 내가 학교에서 뭘 잘못 배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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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23.06.2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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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통최고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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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sugar
저도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서 다른 말이 자꾸 보이네요. 내가 학교에서 뭘 잘못 배운건가...
23.06.2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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