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문화의 폐해
우리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얘기할 때마다 자꾸 조선의 유교 문화를 탓합니다. '성리학이 문제고, 조선이 조기 근대화에 실패해서~~' 이런 말을 쉽게 하죠. 유교 문화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을겁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관습 중에서 유교 문화 때문에 생긴 관습도 분명 있겠죠.
근데요, 왜 자꾸 유교 문화만 탓해요? 한국에서 군부 독재가 시작된 이후 생겨버린 이상한 관습과 문화는 왜 아무도 지적하질 않죠? 진짜 이상하네요. 아무리 봐도 전 유교문화보다 군부독재 때문에 생긴 권위주의 + 군대 문화가 더 큰 문제같은데.
군부 독재를 비판하는 방법은 많습니다. 민주적 정당성 없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것, 헌정질서를 자기들 멋대로 유린한 것 등등 문제도 많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군부 독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겁니다. '군대 문화를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것'
군대는 그 조직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권위적인 부분이 필요합니다( 물론 한국 군대는 그게 너무 심하지만 ) 하지만, 이걸 사회 전반에 확대하면 어떻게 될까요? 진짜 괴상한 사회가 됩니다. 그리고 전 이게 한국 사회의 현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정상인 삶'을 규정해놓고 거기에 조금이라도 부합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사회. 상급자가 하급자한테, 다수가 소수한테 권위적으로 대하는게 정상인 사회. 다수의 이익이 개인의 개성, 취향, 특성보다 우선하는 사회. 다수에게 조금이라도 불편을 주면 곧바로 비난이 쏟아지는 사회.
군대 조직이 갖고 있는 모습이 한국 사회 전반에 그대로 뿌리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것, 노조를 혐오하는 것, 결혼하지 않고 아이 낳지 않는 청년들을 비난하는 것, 이상한 꼰대 문화 등등 한국 사회의 병폐의 대부분이 군대문화에서 왔다고 생각해요.
저출산 문제만 봐도 그렇죠. 뭐 이거저거 말은 많습니다만 사실 저출산 담론의 핵심은 이거잖아요. '청년들이 아이를 안 낳아서 우리나라가 망하게 생겼다. 요즘 청년들은 왜 이렇게 이기적이냐.' 말로는 청년들을 걱정해주는 척 하지만 권위주의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때가 되면 마땅히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왜 안 낳느냐'라는 거죠.
사회적 약자들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도 마찬가지입니다. 퀴어축제를 싫어하는 이유? 간단합니다. 군대에서 적응 못하는 사람을 관심병사로 지정해놓고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드는 거랑 비슷한거죠. 성소수자를 내 눈에 안 보이게 하고 싶은데 자꾸 축제한다고 밖으로 기어나오니까 싫은거라고 생각합니다.
주류 문화에 적응 못하는 사람을 이상한 놈으로 낙인 찍고 대놓고 조롱, 혐오, 멸시하는 문화가 그대로 소수자 혐오로 이어졌다고 봐요. 민주화를 통해 군부독재 자체는 없앴지만 군부독재가 남긴 이상한 권위주의, 전체주의 문화는 여전히 남아있는 거죠.이걸 이용하는 정치 세력도 여전히 건재하고요.
한국 사회가 진정으로 복지국가, 선진국가가 되려면 사회에 뿌리내린 이상한 군대문화부터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만 세계 9위, 10위면 뭐해요. 사회문화가 너무 후진적인데. 제발 현정부는 심리적 G8 이딴 말 안 했으면 좋겠네요. 왕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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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파업은 하되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마라’ ‘퀴어축제같은건 실내에서 하면 안되냐’같은 해괴망측한 논리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에휴
홍동백서 이런거도 사실 그런 허례허식이 너무 심하게 판을 쳐 가계경제를 뿌리채 흔들 정도다 보니, 정부에서 공산당스럽지만 그냥 니들 딱 이정도만 해라라고 관례를 정해준거에 불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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