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진짜 연애하기 싫은걸까

요즘 청년들이 연애조차 안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 청년들은 혼자 지내는걸 좋아해서~ 귀찮은걸 싫어해서~'라고. 결혼을 안하거나 아이를 안 낳는 이유에 대해선 또 이렇게 말하죠. '청년들이 자기 삶을 조금이라도 포기하는걸 싫어해서~'라고. 참 쉽게들 이야기합니다.

근데, 진짜 그럴까요?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혼자 지내는걸 좋아할까요? 연애에 대해, 사랑에 대해 진짜 관심이 없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그랬으면 지금 범람하는 연애 컨텐츠들의 조회수가 높을리가 없죠. 로맨스 웹툰이 미친듯이 쏟아질리도 없고요.  

전 지금의 청년들이 '연애를 하고 싶지만 못 하는 상태'에 가깝다고 봅니다.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나 많으니 그냥 포기해버리는거죠. 근데 그냥 포기하기는 좀 그러니까 겉으로는 혼자 지내는게 좋다고 말하고, 집에서는 연애 컨텐츠를 보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잖아요. 우리는 사랑을 할 때도 수많은 조건과 제약을 걸어둡니다. 일단 동성연애는 안됩니다. 동거도 안됩니다. 취업을 했는데 결혼도 안하고 연애만 하는것도 안됩니다. 결혼을 했지만 아이를 안 낳는것도 안 됩니다. 연애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도 아닌 상태, 즉 생활동반자도 안됩니다. 

이런 상황인데 무슨 연애를 하죠? 20대 초중반의 연애? 전 여기도 연애 안하는 사람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취업하고 사회에 적응하는게 먼저니까요. 취업해야 되고 열심히 살아야 되는데 연애하고 있으면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잖아요.

이건 공시생 강사들이 연애하지 말라고 오지랖 부리는데서도 나옵니다. 있는 애인 없애지 말고 없는 애인 만들지 말라던데... 니들이 뭔데 남의 사랑까지 간섭하냐... 공무원 합격한 이후에 연애하라고? 친구 만나라고? 그게 가능하겠니... 대인관계 안 끊어지면 다행일 정도인데 

10대일 땐 공부해서 대학가야 된다, 20대 초중반일 땐 공부해서 취업해야 한다, 그리고선 취업한 이후엔 연애는 적당히 하고 결혼해라? 아이도 낳아라? 세상 어느 청년이 이걸 따르겠습니까... 이러니까 청년들이 연애를 안하죠. 사랑을 하고 싶지만 사회와 주변에서 온갖 간섭을 하니. 

전 청년들 중에 진짜 연애할 마음이 없는 사람은 얼마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건과 환경만 되면 연애할 생각이 있는 청년들이 대다수일거에요. 근데 못하는거죠. 사회에서 온갖 간섭을 하고 이미 온갖 제약을 걸어놓았으니. 그 제약을 뚫고 연애해서 결혼할 청년들이 얼마나 될까요? 

이래놓고 저출산을 걱정하는게 진짜 코미디입니다. 사랑까지도 간섭하는 사회에서 무슨 저출산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