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분노하지 않는 사회
요즘들어 사람들의 태도에 환멸이 날 때가 있다. 왜 어떤 사람들은 사소한 거에만 분노하고 큰 일에는 분노하지 않는걸까. 사람들이 별의 별 사유로 죽고 있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제대로 관심조차 안 가질까.
솔직히 같잖다. 깻잎논쟁이니 새우논쟁이니 같은거에는 '논쟁'이라는 단어까지 붙여가며 열띤 토론을 벌이던 사람들이 왜 요즘 사태에 대해선 대충 얘기하고 넘어가는건지 모르겠다. 이젠 사람이 자기 일터에서 자살을 해도, 일하다가 죽어도 제대로 관심 받지 못하는건가?
유튜버가 발언 실수했을 땐 그렇게 생난리를 치던 사람들이 왜 사람이 직접 자기 목숨을 끊는 사태에는 관심을 안 가지는가. 유튜버가 라이브에서 정말 사소한 발언 실수 한거는 몇 개월이 지나도록, 아니 몇 년이 지나도 끊임없이 커뮤니티에서 욕하는 사람들이 왜 사회문제에 대해선 대충 말하고 넘어가는가.
사람이 어이없이 죽는 사회가 되었다. 아니, 원래 그런 성격이 짙던 나라였는데 정권이 바뀐 이후로 그 현상이 더 심해졌다. 각종 현장에서 사람들이 어이없이 죽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왜 아무도 여기에 책임지지 않는건가. 왜 제대로 주목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걸까.
사소한 거에는 분노하고 큰 일에는 분노하지 않는 사회. 김수영 시인이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라는 시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이 시가 나온지 반 세기가 넘었는데 왜 아직도 우리 사회는 비슷한걸까.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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