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다시 떨어진 느낌이다
사실 원래도 자존감이 강한 편은 아니었는데.. 어제 엄마한테 온갖 말을 듣고 난 이후로 자존감이 바닥을 찍은 느낌이다. 엄마는 어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나한테 카톡을 하고 있지만, 난 어제 엄마가 한 말을 당분간 잊지 못할 것 같다
아니 공무원 직렬 바꿀지 말지 고민된다는 말 한마디 한게 그리 큰 잘못인가? 그거 말 한마디 했다고 작년에 1년 휴학해서 방황한거 지적하고, 나보고 똥고집이 세다고 지적하고, 재수할 때 수시 안 쓰고 정시만 쓴다고 엄마랑 싸운거 또 끄집어내고, 다른 애들은 알바 하면서 대학 다니는데 넌 뭐하냐고 잔소리를 들어야 하나?
물론, 작년에 공시 처음 시작할 때 한번에 원하는 직렬을 딱 선택해서 강의도 사고 공부도 했으면 좋았을거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공시 직렬과 기타 취업처까지 싹 비교한 뒤 한 번에 결정했으면 좋았겠지.
근데 몇 명이나 그러냐고. 심지어 공무원 중에는 합격한 이후에 직렬이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시험보는 사람도 있는데. 다른 사기업 다니다가 공시 준비하는 사람도 넘쳐나고. 아니 무슨 일사천리의 삶을 살아야 하는건가?
난 잠시의 방황, 고민, 갈등도 못하나? 이번 년도 상반기에 내가 아무것도 안 한건 사실이다. 심한 무기력증과 우울감에 빠졌었지( 사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지금은 대학 다녀야 하니까 억지로 버틸 뿐 ) 왜 휴학을 했냐고, 졸업부터 하지 왜 휴학하고 아무것도 안 했냐고 뭐라고 할 수는 있다. 부모 입장에서.
근데, 내가 어떤 상황인지, 내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관심은 가져줬나? 왜 내가 아무것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있었는지 관심은 가져 줬냐고. 아마 이런저런 고민이 있다고 엄마한테 말했으면 어제보다 더 난리쳤을걸?
가끔 보면 엄마가 이중인격같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또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카톡 보내는 걸 보면... 평소에 나한테 아무리 웃어주면 뭐해. 정작 중요할 땐 아픈 말만 내뱉는데. 이러니까 내가 말 못하는게 더 심해지지. 내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엄마가 무슨 반응을 내뱉을지 모르니까.
기운이 없다. 원래도 없었는데 기운이 더 떨어진 느낌이다. 그리고 보면 엄마는 아빠한텐 아무 말도 못하면서 꼭 나만 갖고 늘어지는 느낌이다. 내가 엄마 한풀이 대상도 아니고... 엄마야 나한테 이런저런 말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쳐. 그럼 난 어떡하냐고. 내가 받는 스트레스랑 고민은 누구한테 푸냐고. 내 옆엔 아무도 없는데.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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