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난 3월,우리는 반지성과 무지와의 싸움에서 결국 패하였다.
앞으로 5년이 걱정된다. 한 정당 지지자 이기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그가 우리나라를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럴거라는 희망이 전혀 보이지않는다.
대선기간동안 나는 내 인생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은채 오로지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만 바라면서 몇날며칠 대선소식만 들어보며 스트레스 받고,또 마음 졸인것이 사실이다. 정신이 피폐해졌지만 오로지 반지성의 집권을 막겠다는 생각만으로.
대선 개표가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는 시간. 나는 절망에 빠진 모습으로 타는듯한 속을 부여잡으며 잠에 들었고,아침에 내 위장에 심한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위내시경을 받게 되었다.
결과는 역류성 식도염. 인생에서 오는 모든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오로지 먹는거 하나였기 때문에 식도염이 생기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만큼 위장이 망가졌으니까.
병원에서 집에 도착하고 열린우리당 갤러리를 열어보니 갤은 비대위 체제로 안정화가 되었고 나는 부매니저 자리에서 내려온지 꽤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대로 디시를 접을까 했었지만 온라인상에서 만난 동지들하고 영영 인연을 끊게 되는게 아닐까 고민이 되어 지선까지만 있어보자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회의감이 드는게,내가 과연 인터넷에 너무 몰입하는게 아닐까하는 것이다.
민주당지지자라고 해서 좋은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라는걸 뼈저리게 느꼈고 어떤 이슈하나에 같은 지지자들끼리 계속 싸우는 모습을 보며 내가 과연 커뮤니티에 시간을 투자하는게 맞나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
글 하나를 올릴때 누가 뭐라고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다시피 해서 갤에 진지한 글을 예전만큼 쓰지도 못하고 계속 의미없는 글만 쓰는 것 같아 자신의 가치를 점점 떨어뜨리는 것 같다. 현실에서도 내 스스로에게 닥칠 고민들이 정말 많은데 하루종일 커뮤니티만 계속 보는건 나 자신에게 정말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끝나고 민갤 눈팅을 아예 없앨까 생각중이다. 열린우리당갤 부매니저직을 내려놓는 것도 고민중이고 버니 샌더스갤은 워낙 사람이 없으니 그대로 유지하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세상앞에 무력한 내 자신이 너무밉다. 이 모든 고민도 대선을 승리했다면 좀 나아졌을 것 같아 너무 슬프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패배한 이후 영혼이 반쯤 빠져나간채로 살고있다. 민갤에서는 그저 씹덕이야기나 하는 바보같은 갤러 1로 보이겠지만 애니를 보는것도 무언가 공허함을 채우기 위한 요식 행위가된지 오래이다.(그래도 사키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다) 현생을 다시한번 돌아볼때가 온 것 같다. 민갤을 하면서 제일 내가 작아보인다고 생각하던때가 뭐였냐면 다른 능력있는 갤러들이 이것저것 지식을 뽐낼때 나는 그 앞에서 그 무엇도 말할 수 없다는게 정말 슬펐다. 가끔 나와는 반대되는 주장을 해서 내가 무엇인가 반박을 하려해도 할 수없고 잘못 시비 붙었다가 마음에 상처하나가 남을까봐 두려워서 그대로 입을 닫게되는것 말이다.
그래도 하나 희망을 본건 정말 마음씨 착하고 인격적으로 훌륭해보이는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 때문에 한가지 희망을 본다.
이제 우리는 반지성의 시대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한다. 비록 당은 다르지만 대통령이 된 그가 사고만 덜 치길 바랄뿐이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조용히 사라질 생각이다. 민갤에서 거창하게 탈갤한다는 글도 소용없다. 글뿐인 선언으로는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한적한 갤러리인 이곳에서 조용히 커뮤를 마칠까한다. 마지막으로 나때문에 불편했던 갤러분들이 있다면 사과를 드린다. 앞으로는 맘 편하게 사셔라.
다들 인생에서 답을 찾길 바란다. 동지들이여.
버니 샌더스 갤러리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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