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이나 '과학경호' 등등을 보면 느끼는 것
샌델 교수의 책 '공정하다는 착각'에서는 오바마를 비롯한 중도좌파 계열의 엘리티시즘을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논지라 함은 사실은 그게 신자유주의의 기조에 가까운 것임. 레이건이 시작한 '능력주의'의 어두운 단면 (예를 들면 '자기 책임이 아닌 가난에만 국가가 도움을 줘야'와 같은 말들로 선별적 복지를 정당화하는 것 등등)을 클린턴이나 오바마가 좌파의 옛 가치인 '연대'로 돌리지 않고 '기회가 공정하면 결과도 공정할 것이다'로 다듬기만 했다는 것임. 그리고 여기에서 그 능력주의를 부각하기 위해 '스마트하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게 된 것을 언급함
민주당 정부의 실패 요인(정권 유지 실패)을 잘 생각하면 이와 맞닿아 있는 것도 같음. 위에 나온 저 말만 해도 문통의 취임사였으니.
예를 들면 기후변화나 육식에 대한 변화 촉구, 성소수자 인권 등등에 대한 중도좌파 계열의 주장은 아직도 '이게 맞는 거라는건 인정하고 시작하지?'에 있지 '이게 왜 맞냐'에 대한 설명은 없음. 차라리 구식 좌파의 논리-같은 사회 구성원이 연대하여 유산계급으로부터의 착취를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지 그런 '사소한 것'으로 갈라서 싸울 필요도 없다-가 설득력은 강하다고 느꼈음. 이미 중도좌파는 자기 꽃밭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기에 그 꽃밭을 어떻게 더 예쁘게 만들까는 생각해도 그 꽃밭이 아직 현실에 없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음. 그리고 말로는 노동자와의 연대를 부르짖으면서 '고학력 엘리트들의 모임'으로 자신들의 정치구조를 제한한 것도 사실임.(임종석이라던가... 얼마나 환호를 받았었는지 생각해보면...) 아마 전후 세대로부터의 성공만능주의를 혐오하면서도 그에 체화된 586 세대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음(진짜 모름)
트럼프는 그 오만한 엘리티시즘에 대한 노동자의 분노를 포퓰리즘으로 바꾸어 성공한 사람임. 물론 바이든이 그걸 알고 발표한 '그 법'같은걸 보면 그래도 미국 민주당도 정신은 차린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음 그건 트럼프를 재기불능으로 만들어야 평가가 가능할듯
뭐 아무튼 각설하고, 윤석열 정부는 근데 그 '포퓰리즘'으로 당선된 정부이면서도 동시에 자기들의 왜곡된 엘리티시즘을 가지고 있다는 아이러니함을 가지고 있음. '야 문정권 저거 지들이 맞다고만 생각해서 아주 독선적으로 구는데 사실 아니거든?'을 기치로 내세워놓고는 'ㅋㅋ 사실 우리도 서울대 출신으로 도배했지롱 우리가 똑똑하니까 우리만 맞는거다 이거야'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음. 과학 방역 과학 경호도 과학이라는 새 시대의 신앙을 빌어 자신들이 하는 행위가 맞다는 것을 강제하려는 워딩이겠지.
지금까지 한국 양당은 둘 다 엘리티시즘을 무기로 삼아왔기 때문에, 윤정권이 과학을 내세우는게 이상한건 아닐거임. 근데 포퓰리즘을 내세우는건 권위를 내세웠던 기존의 보수정권하고는 또 다른게 있음. 이명박이 그걸 시도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뭐 망했고 박근혜라는 구체제를 내세워서야 겨우 정권 연장을 했으니.
민주당도 그 포퓰리즘으로 이행하려는 절차(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차치하고)를 이재명 대표 당선을 계기로 급격하게 수행하려고 할거임. 당내 엘리티시즘 구 주류들이 얼마나 저항할지, 그리고 신 세력은 얼마나 엘리티시즘 색채를 줄일 수 있을지 기대됨
꼴에 대학 나왔답시고 그런 엘리티시즘적 꿈을 꾸던 나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고~ 아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