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대 합리성을 정립한 데카르트조차 이성을 증명하지는 않음
저서를 보면 그냥 우리 안엔 빛이 존재하니 잘 사용하자 정도가 시작점임. 이성이 있는건 당연한거고, 나 이전의 의심하지 않는 사조는 모두 배격할 대상이 되는 그런 논리구조가 형성됨
물론 이게 후세에 오지게 비판을 당하는 요인이 되는데, 정작 그래서 인간 이성이 무엇이고, 왜 과학은 참이고 신앙은 거짓인가를 증명하지는 못한다는게 포인트겠지.
옛날엔 "당연하니까 해야 한다"는 논리를 나도 생각했는데, 요즘은 "왜 당연한 것인가"부터를 공론장에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음. 극히 일부가 공유하는 사회 속 당연함에 대한 합의를 그릇된 엘리티시즘과 합쳐서 그걸 모르는 사람을 "그것도 모르냐 무식한 새끼..."로 만들어버린 것이 최근의 반동의 원인이라는 나름의 결론을 갖고 있음. 신앙이 나름의 체계를 가지고 있음을 철저히 배제한 일부 합리주의자들의 오만과 비슷해보이기도 함
문제는 이게 몇몇은 생존과 직결된 사안인지라 그런 설득과 공론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남았냐는 것임. 실용주의가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봄. 설득할 시간과 재간이 없으면 그냥 대의제로 밀어붙이고 실적으로 이 길이 쓸만하다는 것을 어필해야 함.
얘는 이래서 안되고 쟤는 저래서 안되니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