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한지 속 이 새끼 이야기
역생[역이기. 유방의 모사.]이 위표에게 유세했다.
위표가 사양하며 말하길,
"지금 한왕은 오만하고 남을 깔보며, 제후와 군신들은 마치 노예처럼 심하게 매도하오.
상하에 예절이 있지 않으니 나는 차마 다시 보기도 싫소."
- 위표팽월열전
초한지의 주인공 유방은 껄렁껄렁하고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
유학자의 관을 벗겨 오줌을 싸는 등 성질머리가 지랄맞았다는 점이 잘 알려져 있지요.
위표라는 명사는 유방과 항우 사이를 여러 번 갈아탄 적 있는 인물로, 심지어 부모의 병을 핑계로 유방을 배신한 전적도 있는데
유방이 예의가 없기 때문에 일을 같이 못하겠다며 귀부를 거절한 적이 있지요.
그나마 비교 대상인 유방이 결과적으로는 창업에 성공한 지도자였기에 망정이지,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남더러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것은 말을 갈아탈 사유도 될 수 있을지 모르는 것 아니겠나요.
물론 이를 두고 '위표는 유방이 항우에게 팽성에서 대패했기에 사세상 배신한 것이지, 설마 말뽄새를 가지고 택군했을까.' 하고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그것대로 사세가 안 따라주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고요.
그 지경이 되면 남겨질 대화는 정해져 있지 않겠습니까?
"무엇이 문제라 모반했는가何苦而反?"
"황제가 되고 싶었다欲爲帝耳."
- 경포열전
댓글
댓글 쓰기2000년뒤의 그 분은 말도 안되는 궤변이나 늘어놓으며 계속 지하실 끝을 향해 달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