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면
문정부 때는 언론이 매일 포털에다가 불안, 공포, 걱정을 자극하는 기사를 쏟아냈었죠.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진짜 언론이 말도 안되는 기사를 엄청 양산했는데, 전 그 중에서 ‘종부세 폭탄’ 기사가 압권이었다고 봅니다. 인구의 2%만 내는, 그것도 대부분은 부담이 적은 세금을 언론이 엄청나게 무서운 세금인 것처럼 과장시킨 기사였죠.
그 때나 지금이나 진보 진영에선 종부세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인구의 2%밖에 안내는 세금이고, 대부분의 시민들은 종부세를 내고 싶어도 못 내신다.” 맞는 말입니다. 분명 종부세는 절대 다수의 시민들에겐 해당 사항이 전혀 없는 세금이죠. 근데 왜 언론은 계속 종부세 폭탄 기사를 쏟아냈을까요?
전 이게 사람들 안에 내재된 공포심을 자극하기 위해 낸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코로나 때 집값이 많이 오른거랑 언론의 종부세 폭탄 기사가 합쳐지니 공포심이 폭발한거죠. ‘우리 집도 집값 많이 올랐는데, 그럼 우리도 종부세 내나?’라고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드는거죠.
누가 이런 걱정을 하냐고요? 글의 방향을 잠시 바꿔 제 이야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저희 집은 원래 집이 한 채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재작년에 친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친할머니가 갖고 계시던 평택의 작은 빌라가 어쩌다 보니 저희 집에게 상속되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저희는 집 2채가 된거죠.
여기까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께서 술 한 잔 하시고는 갑자기 ‘우리도 종부세 내는거 아니냐’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카톡으로 종부세 근거규정과 우리집( 빌라 포함 )의 공시지가까지 모두 보내드리며 ‘우리는 종부세를 내고 싶어도 못 냅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선 ’공시지가가 올라서 낼 수도 있다‘라며 제 말씀을 안 들으시더라고요.
저희 집이 너무 비싸서 이런 걱정을 한 걸까요? 아닙니다. 저희 집의 공시지가는 아무리 2채가 있다고 해도 종부세 근거가 되는 액수의 절반도 안 됐거든요. 공시지가가 오른다고 한들, 예를 들어공시지가 2억에서 5억으로 뛰겠습니까? 그럴리가 없잖아요. 저희 집값이 갑자기 강남3구처럼 폭등하는게 아니라면.
그럼 뭘까요? 아버지께선 왜 이런 걱정을 하신 걸까요? 전 이게 언론이 뿌린 종부세 폭탄 기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포털에서 하도 종부세 엄청나다!를 외치며 정작 종부세 규정에 대해선 제대로 얘기를 안 해주다 보니 아버지께서 쓸데없는 걱정을 하신거죠( 참고로 아버지께선 이재명 찍었습니다. 윤석열은 너무 무식해서 싫대요 )
전 언론이 이런 식으로 문정부를 공격하고, 흔들었고, 결국 정권교체를 이뤄낸거라고 봅니다. 5년내내 포털에선 공포와 불안을 자극하는 기사를 쓰고, 종편에선 하루 종일 문재인 욕만 하고, 보수정치인들은 5년 내내 자극적인 발언만 해대니까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속은거죠.
정작 지금처럼 무역적자가 갈수록 심해지고, 일본은 군사대국으로의 복귀를 꿈꾸고 있으며, 외교는 대통령이 밖에 나갈 때마다 문제가 생기고 있으며, 대통령은 여당 당대표 선거에 대놓고 개입하는 등 대놓고 한국에 위기가 발생하는데도 언론은 조용합니다. 누군가가 문제를 제기하면 ‘과도한 불안이다. 하여튼 좌파들은~’이러면서 대충 치워버리죠.
언론의 영향력이 예전보단 진짜 많이 줄어들었다곤 하지만, 언론이 사람들에게 공포와 불안을 심어주냐 그렇지 않냐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보수정부일 땐 언론이 조용하지만, 진보정부만 되면 언론이 진짜 난리를 치는데, 이럴 때야말로 우리같은 진보 시민들이 보수언론의 논리를 파악해서 하나하나 반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같은 정치 고관여층들이 먼저 보수언론이 진보정부를 공격하는 논리를 파악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파악한 뒤 주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야 지난번처럼 어이없는 정권교체를 피할 수있을 것 같아요. 언론의 영향력이 약해졌다고 아직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닌 느낌입니다.
지금처럼 보수정부인 경우엔 반대로 언론이 얘기하지 않는 사실, 예를 들면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 대중 무역적자다, 언론이 기피하는 진실을 우리가 먼저 알아서 주변 사람에게 알려야겠죠. 도대체 왜 이런 짓을 진보시민들이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가끔씩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정치관심 안 갖고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
네이버 다음 포털들도 문제있죠. 클릭수가 많은 뉴스들이 메인에 젤 많이 노출되다 보니 쪽수 많은 2번 열성신도들이 추천제 악용해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기사들만 대거 메인에 배치하고, 그걸 아는 언론사들은 균형있게 진실을 보도할 생각, 고민하고 신중하게 기사 쓸 생각하지 않고 당장 돈벌겠다고 클릭수 장사하고자 그런 기사들만 계속 무한받아쓰기하는거라 봅니다.(그래서 해외발 기사만 봐도 온통 오역에 비문투성이들이죠)
물론 그거 말고도 기자들의 프로정신 부족 등 한국언론 수준이 나락으로 떨어진 여러가지 있지만, 제가 볼땐 포털이 뉴스공급권한 쥐고 갑질하는것도 큰 문제라 보네요.
포털의 그런 뉴스포털권한 아웃링크제같은걸로 박탈을 법제화 시키고 구글처럼 검색엔진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하게 해도 언론의 틀튜브화 경쟁(?)은 지금보다는 어느정도 완화되어 다른 양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네요.(물론 조중동은 그래도 여전하겠지만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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