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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기존 문서

판사들은 글 좀 똑바로 쓰면 안되나

문통최고 문통최고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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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놈의 판례가 문장을 베베 꼬아놓는지... 수능 영어 지문 보는거 같네. 문장은 너무 길고, 쓸데없는 수식어는 너무 많고, 서술어는 꼭 ‘~자유를 침해한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을 침해한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바이다.’ 이 따위로 적고. 판례 보면 볼수록 진짜 너무 짜증난다.

 

법학에 일본식 한자어가 많은거야 뭐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사실 이것도 다 갈아엎어야 되지만, 워낙 오래전부터 쓰던 용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치자고. 근데, 문장은 쉽게 쓸 수 있잖아. 왜 굳이 똑같은 문장을 빙빙 돌려서 적어 놓냐고. 이해하기 힘들게. 

 

진짜 유작가님이 말한 안 좋은 문장의 모든 예시가 판례에서 보이네. 문장 좀 짧게 줄이고, 쓸데없는 수식어 줄이고, 서술어 좀 간단하게 적는게 그렇게 어렵나? 아니면 법원 판례는 꼭 지금처럼 복잡하게 적어야 한다고 어디서 가르치나? 법학 공부할 때마다 너무 짜증나네. 

 

사실 이건 법학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가 배우는 행정학에서도, 경제학에서도 이런 식의 이상한 용어와 문장이 쏟아지는걸 보면 우리 학계 전반에 퍼져있는 문제같습니다. 번역이나 전문용어에서과도하게 남발되는 일본식 한자어, 쓸데없이 빙빙 돌려쓰는 문장, 수능 영어지문도 아니고 쓸데없이 길게 쓰는 문장 등등... 학문의 내용을 따지기 전에 문장부터 문제가 많습니다.

 

그리고 더 짜증나는건, 꼭 이런 학계에서나 쓸법한 전문용어를 일반 시민들이 모르면 시민들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는겁니다. 시민들이 무식하게 아니라 지들이 이상한 용어를 쓰는건데 말이죠. 여기서 진화하면 주류 경제학 논리를 갖고 와서 시민들 무시하는 사람이 됩니다. 

 

문통 때 많이 봤어요. 경제학원론 초반에 있는 그래프 하나 갖고 와서 ‘문재인의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를 망치는 일이다’랄지, 산업조직론 교수들이 맹신하는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현금이 아니라 다양한 투자의 총합이다! 대기업의 사내유보금 욕하는 놈들은 경제학을 모르는 무식한 놈들이다!’를 인터넷에서 맹목적으로 퍼뜨리는 사람이랄지... 주류경제학의 논리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시민들만 욕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글이 약간 다른 쪽으로 샜는데 정리하자면, 법학에 널린 일본식 한자어 바꾸라는 얘기는 안 할테니까 제발 문장이라도 좀 깔끔하게 씁시다... 공부할 때 이해하기 힘들다고요... 이상한 문장 보면서 가슴이 너무 답답하니까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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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합니다.. 특히 잠수기어업허가처분판례 그런건 강사님도 당황스러워하시더라구요
23.03.0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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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통최고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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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을살자
공부하다 보면 가끔씩 정말 이해안되는 ??스러운 판례가 나오죠... 판레 좀 쉽게 적어줬으면 좋겠네요ㅜ
23.03.0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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