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의 <조금박해 2> 에 붙여
* 반말로 작성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기말고사 첫 시험을 마치고 오는 길에 유시민 작가의 새로운 칼럼을 읽었다. 그 와중에 민갤/청음 공통 언금대상을 언급한 건도 있었기 때문에 갤이 좀 시끄럽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필자와 약간의 언쟁(?) 및 필자를 돌려서 저격하는 듯한 글도 있었는데 그와 관련해서 생각정리를 좀 해보고자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내일 시험인데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지 모르겠다.)
유시민 작가는 조금박해+박지현의 행동원리를 '자신이 옳다고 믿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언론의 90%가 친윤석열인 상황에서, 언론에 자신들이 민주당에 하는 쓴소리가 우호적으로 보도되는 것을 그대로 믿는게 맞냐고 물었다. 언론의 극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관해 설명하며, 신문과 방송의 정치적 사유화에 대해 청담동 술집 사건과 주가조작 사건 보도를 예로 들었다.
유시민 작가의 말대로, 대한민국의 언론은 편향되어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비단 민주당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 당원이나 지지자들의 흠결까지도 건수가 생기면 들추어내 먹잇감으로 삼는다. 필자의 이런 인식은 소위 언론에서 말하는 '강성 민주당 지지층'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소위 '강성'에 속한다고 나름 자부하는 필자는(비록 민갤에서는 온건층이 되어 있다만) 최근 민갤과 새민갤에서 몇몇 지지자와의 갈등을 겪었다. 필자의 주장에 이들은 '기울어진 언론환경'과 '그러면 조중동은 왜 똑같은 잣대가 아니냐'는 논리를 댔다. 혹자는 '쟤들은 되고 왜 우리는 안되냐'고 항변하기도 했는데, 이 질문에는 괴물과 싸우기 위해 괴물이 될 필요는 없다는 대답으로 대신하겠다. 미러링이 어떠한 긍정적 효과도 낳지 못한다는 사실은 국내의 숱한 래디컬 페미니즘 단체와 안티 페미니즘 단체들이 이미 보여준 바 있다.
다시 기울어진 언론환경으로 돌아가보자. 필자는 언론이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생각이 없다.(바로 두 문단 위에 이미 '사상검증'을 해 놓지 않았는가!) 다만 우리 편의 허물을 덮기 위해 '기울어진 언론환경'을 마치 전가의 보도마냥 휘두르는 행태에 대해 심히 우려한다. 필자가 몇달 전 처럼회 의원들에 대한 게시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진영전에서 공격자들은 적의 두꺼운 방패를 뚫는 날카로운 창끝이 되어야 한다. 창이 아무리 길다한들, 창끝이 뭉툭하거나, 쉽게 휘어지고 부러져서 갑옷을 뚫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상대가 경사로 위에 서 있거나 황급 갑옷을 입고 있다면 유효한 공격수단인 창의 중요성은 더욱 올라간다.
최근 국정감사로 시작해 벌어진 일련의 싸움 한판은 민주진영의 패배로 종결되는 분위기이다. 동백 아가씨니 청담동 게이트니 하며 우리 편의 창이 당장이라도 적들의 방패를 찢어발기고 몸통에 꽃힐 것 마냥 생각했지만, 결과는 방패조차 뚫지 못하고 끝났다. 문제는 패배 후의 복기과정이다. 패배의 원인이 뭉툭한 창끝에 있으니만큼 창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괜히 운동장 탓, 적의 장비 탓을 하며 책임 소재를 흐트려놓는다. 그것들은 환경을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만드는 원인일 뿐, 직접적인 패배 원인은 아니다. 물증이라는 날카로운 창 하나만 있었다면, 승패는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물증이 있었는데도 아무도 보도하지 않아서 묻히는 경우(마치 대통령 부인의 주가조작 수사마냥) 정도는 되어야 기울어진 운동장을 탓할 수 있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정부가 제기된 의혹에 답하지 않고 그냥 눌러버리는 상황에 관해서 말하고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유시민 작가 또한 본문에서 자신의 사례를 들며 왜 자신과 같은 의혹해명법을 택하지 않느냐고 물으셨는데, 그건 저들이 유시민 작가와 같이 상식적인 대응을 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운동장을 기울이고 더 좋은 장비를 껴서 하는 싸움을 우리는 '공정과 상식'이 담보되어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에 '공정'하지도 않고, '상식'적이지도 않은 정부가 '상식적'으로 의혹 해명에 나설 리가 없지 않은가?
만약 패배의 원인을 정부의 '비상식'에서 찾는다면, '나이브하다' 라는 말이 이렇게 어울리는 상황도 없을 것이다.
진지하게 저는 동의합니다. 나이브 소리 들을 수도 있겠지만 전 정공법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팃포탯을 생각하는 그 심정도 모르는건 아니고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진실과 그 증거만큼 강력한 힘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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