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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여러 이슈에 대한 생각들

알렉산드르_뷰코크 알렉산드르_뷰코크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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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은 당연히 괴로운 일인 만큼, 하는 사람도 많지도 않기도 하거니와,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 또한 단식을 믿지 않거나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큰 행동인 것 같다. 일종의 정치적 배수진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이, 어줍잖게 하면 아침햇살 마시고 릴레이로도 하던 그 작자들 꼴이 나기도 하고, 잘 한다고 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재명 대표는 원체 굳센 사람이니 단식을 잘 해낼 것이라(쓰면서도 과연 적절한 단어 선정인가는 의문이 들지만) 생각했지만, 반대자들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진짜로 죽는 것은 아닌가 싶은 수준의 단계에 이르러서야 대표의 배수진이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이제 하루빨리 조치를 취했으면 할 뿐이다. 몸이 상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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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행, 신원식, 유인촌. 유인촌이 점잖은 경력직으로 보일 수준의 인사이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결국 국민들에게 모든 것은 상대평가라는 것을 사회 전방위에서 드러내려는 것이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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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갤러리가 계속 시끄럽다. 여러 사건의 전말을 대략적으로 찾아보았다. 역시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은 곳이니 정보도 많았다.

 

 내가 계속 역설해왔던 것은 커뮤니티를 망치는 가장 큰 요인은 네임드화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소위 범 민주당 계열 커뮤니티(그것도 신생)에는 묘한 사명감까지 부여되어 있다. 극도로 우경화된 인터넷 세상에서(대체로 동의하는 분석이지만) 우리가 보루가 되어 인터넷을 지켜내야 한다! 는 느낌의 사명감이었다.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커뮤니티를 유지할 동력은 되어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커뮤니티의 본질은 말 그대로 소통이다. 사명감은 정말 굳이 있을 필요가 없다. 왜 굳이 일베같은 사이트에 자리를 틀고 성전을 자처하는가는 사실 인문사회학도들에게 일종의 소수자성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도 생각이 든다.

 

 그런데 유저들 사이에 사명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네임드화까지 있으니 커뮤니티 안에서 계급이 형성된다. 신앙의 대상, 교주님, 직속 제자들, 평신도들, 그리고 유다. 평신도는 교주님과 제자를 존경하며 그 사상을 체화한다. 초기에는 그래도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곧 외침에 맞선 일치단결을 모토로 함구당한다. 점점 유다의 목록이 늘어난다.

 

 사명감이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를 아군으로, 그 밖의 세상을 적으로 규정하며 자신들이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하는 것을 일종의 성전으로 표상되게 한다. 교주께서 정하시는 적이 모두의 적이로다. 사실 디시인사이드에서 한 갤러리가 다른 갤러리를 언급하는 경우 자체가 별로 흔치 않다. 게임 갤러리 간의(혹은 기타 공통주제) 교류(소비자의 교집합 때문에) 정도 혹은 밈으로 소비되는 갤러리 정도. 이재명 갤러리를 언급하는 것은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소비되는 것마저도 신자들에게는 견뎌야 할 시련이다. 보통 그정도 단계면 규모 키워서 해연갤처럼 밖으로 나갈 생각을 더 많이 하는데, 이바닥 분열의 역사도 웃긴 것 같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갤러리는 갑갑하게 느껴질 정도의 관리로 외부 대상에게 재미없는 갤러리로 찍혔다. 그래서인지 밖에서는 민갤의 존재를 잘 모르게 되었다. 이제 그곳을 언급하는 갤러리는 새보갤이나 다른 정치 갤러리 정도일 것이다. 씹덕 갤러리를 순회하는 나에게, 그런데 이재명 갤러리는 주기적으로, 또 여러 사람에 의해서 언급이 된다. 특히 만갤과 같은 곳에서는 더더욱.

 

 이재명 갤러리를 침공한 분탕이 먼저냐, 혹은 이재명 갤러리가 분탕을 썰어버리고 소위 '성전'을 선포한 것이 먼저냐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와서인 결과론적인 생각을 해보자면 분탕들 와서 이거 보고가~ 라는 대응 방식이 일종의 '먹이 주기'였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다른 어떤 요소(내가 놓친)가 이재명 갤러리를 밈으로 소비하는데 결정적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첩보활동 또한 현실에서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아무튼 이재명 갤러리는 이제 디시인사이드 주류의 눈엣가시가 아니다. 자기들끼리 아웅다웅하며 유다를 색출해내기 바쁜 곳, 살살 긁어주면 개추도 주고 놀려먹을 수도 있는 일종의 분탕용 휴양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굳이 눈엣가시라면 놀러가도 대응도 안해주고 지들끼리 할거 다하는 민갤이다. 이재명 갤러리는 이제 그저 밈으로 소비될 뿐이다. 찢갈이 등으로 대표되는 언어를 통해서.

 

 사명감을 가진 밈적 존재는 광대가 된다. 굳이 유사한 사례를 찾자면 해병문학 속 해병대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자기들 내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트레잇이나, 자기들끼리는 절절하게 쓴 비장함 넘치는 글들(이건 전임인 칼라르 시절부터 있었고, 내가 싫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터넷에서 정말 굳이 그렇게? 할거면 현실 정치인 정도나 그랬으면 싶다)은 밖으로 수출되어 놀림거리가 된다. 심지어는 이제 민갤도 이재명 갤러리의 행태를 보고 분노보다 가십거리로 소비한다. 이제 정상적인 논의는 이루어질 수 없다. 정신을 빨리 차린 사람이 빨리 갤을 나간다. 미처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합리화하거나 집단논리에 젖는다. 침몰하기까지 악으로 깡으로 버틸 것이다.

 

 외부에서의 공작 혹은 내부로부터의 분열, 어느쪽이던 이재명 갤러리는 파국을 맞았다. 예고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안타깝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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