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바라는 자식이 되지 못한다는 서글픔
이젠 좀 알 것 같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부모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식이 되지 못한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엄마 아빠가 시키는대로 딱딱 해야되는데, 자꾸 자식이 엇나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알 것 같아요.
엄마 아빠가 말은 안하지만 저게 느껴집니다. '아들이 내가 원하는대로 안되서 속상하고 짜증난다'는 인식이요. 대학도 한 번에 못가, 군대도 입대했다가 귀가해, 만나는 친구도 없어,
호르몬 맞겠다고 난리쳐, 결혼도 안하겠다( 정확히는 못 하는 거지만 )고 해, 그러니까 손자 손녀는 당연히 못 봐( 커밍아웃 이후에 아빠가 손주 못 본다고 할 때 진짜... 어쩜 그런 생각만 할 수 있는지 )
부모가 바라는대로 자식이 움직여주지 않아서 언짢아한다는 기분이 느껴집니다. '엄마아빠가 얼마나 널 이해해주는데 엄마한테 스트레스를 주지 마'같은 말까지 하는걸 보면요( 학교 다니면서 네일아트 하겠다고 이 소리를 들은게 어이없긴 합니다만 )
말더듬과 엄청난 아싸 성향 때문에 부모님이랑 대화를 많이 못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모르시나봅니다. 제가 얼마나 어릴 때부터 집안문제 때문에 혼자 스트레스 받았는지. 이상하다면 정말 이상한 집안에서 살아오면서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역시 세상은 혼자 사나 봅니다. 적으면서 뭔가 굉장히 서글퍼지네요. 나라고 이렇게 되고 싶었겠냐고...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도 힘들어 죽겠구만...
도대체 언제까지 부모님한테 모든 걸 맞추면서 살아가야 할까요? 취업해서 완전 독립하면 좀 나아질까요? 왜 아빠 생각은 안하냐고 엄마가 그러던데... 아니 그러면 엄마는 왜 내 생각엔 관심도 없냐고요. 왜 난 네일아트를 방학 때만 해야 되냐고요. 지금 하고 싶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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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호르몬 맞는거 허용해준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 집안에서 안 쫒겨난게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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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생활 이후에 네일아트를 할 수 있냐 문제는 그 때 가서 생각해보고... 지금 생각으론 그냥 개쌍 마이웨이할 것 같네요.
불법도 아니고 징계대상도 아닌데, 눈치 보느라 제 인생 불행하게 살기는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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