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와서 떠올리는 안희정의 미투, 그리고 그 이후
안희정 미투. 조국, 박원순만큼은 아니어도 꽤나 민감한 주제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 이후 조국, 박원순 등 안희정 이후 벌어진 당의 굵직한 사건들을 안희정 사건에 대한 대응을 비교하면, 당의 행보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조국 때는 온 당이 조국을 지키려고 나섰고, 박원순 때는 장례 논란에 대해 당 대표가 '후레자식' 이라는 막말까지 했죠.
저는 그래서 이해찬 지도부가 민주당에 큰 짐을 안겨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이해찬은 민주당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전략가죠. 하지만 그의 마지막 현실 정치 행보가 후배들에게 짐을 안겨줬어요.
20년 집권 주장. 사회 개혁을 하고자 한다면 그만큼 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동의하고요.
하지만, 진정으로 20년 집권을 하고자 했다면 고개를 숙일 때는 숙여야 하지 않았을까요? 민주당이 사과에 인색하다, 내로남불 집단이라는 프레임에 휩싸인게 딱 저 시절부터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해찬-이낙연 지도부동안 당이 사과하지 않고, 극성 지지자들과 동화되어 고자세로 나갔던 걸 수습하려고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대선 기간 당 대표였던 송영길도 함께 고개를 숙였고요. 정작 고개를 숙였어야 할 이들은 따로 있는데.
이제는 좀 고자세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당과 지지자들 모두요. 생각 다르다고 개돼지니, 국개론이 마렵니 이런 소리 하지 맙시다.
우리는 개혁을 하고자 하는데 너넨 왜 동의 안 하냐, 너넨 수박이냐, 너넨 프락치냐 등... 이런 생각은 지양합시다. 신념의 탈을 쓴 괴물이 되지는 말자고요.
우리가 옳다는 맹목적 믿음을 갖지 맙시다. 이거 대단히 위험합니다. 이러한 맹신은 결국 순백을 유지하기 위한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그렇게 순백만을 강조한다면, 누가 우리와 뜻을 함께 하고자 하겠습니까? 한 집단에 흰색, 회색, 검은색 등 여러 색깔이 있어야죠.
이 글에 동의하지 않으실 분도 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굳이 동의를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저는 그저 제 생각을 썼으니까요.
저는 그저 민주당이 100년 대중정당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