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의 길’에 ‘비명계’라는 단어만 뗀다면
뭐 의원들 면면을 보면 당연히 좋은 시선이 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조 의원의 인터뷰는 일정 부분에서는 지금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잘 찌르고 있어요.
검찰과 언론이 연일 융단폭격 중인 상황에서 당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고 투표 희망율(내일이 총선이라면 투표할 정당을 묻는 설문에서 나온 결과)도 과반이 넘어가는 건 희망적입니다만, 문제는 지지율과 투표 희망율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겠죠. 민주당을 '차악'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꽤 존재한다는 겁니다. 조 의원은 그걸 당 지지율이 빠진다고 말했는데, 엄밀히 말해서 답보 상태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아마 이번 주 갤럽 지지율 보고 말한 듯 한데, 속이 좀 보이네요)
어쨌거나 최고위가 전부 다 주류 지지층의 강한 지지를 받는 친명계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이 분들이 담아내지 못하는 유권자 그룹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민주당의 길'이 그런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창구가 되기를 희망해요.
아마 지금 우려하시는 분들은 비명계들이 모여서 당을 흔드는 창구로 사용되지는 않을까 우려하시는 것 같은데 의외로 비명계 중 제일 강력한 계파인 이낙연계 의원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기서 정책적 논쟁을 했으면 했지 '이재명 나가라' 를 외칠 가능성은 우려하시는 것 보다는 낮은 셈이에요.(다시 조 의원의 첫 말을 보면, '지지율이 안나오는 이유가 당대표리스크 뿐이겠느냐' 라고 말했습니다. 저 이유 말고 다른 이유도 있으니까 그걸 찾겠다는 말이죠)
하여간 저 '민길'이 어떤 역할을 할지는 지켜봐야 제대로 윤곽이 드러날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저런 시도는 나쁘지 않다고 봐요. 최고위에서 인선가지고 패권이니 뭐니 싸움하던게 아직 10년도 안 지났습니다. 자리싸움에서 이제 정책적 논쟁으로 바뀌려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저는 민주당이 이전보다 발전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그리 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당원 지지율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민길'이 내놓는 결과물을 확인해보고 결정하셔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민길이 반명 성토대회가 된다고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나오는 이상민 이원욱 조응천 의원 등등의 조중동 입맛에 맞는 기사에 몇 줄 추가되는 것 말고 큰 의미를 가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