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보고 든 생각
우리는 가끔 동아시아의 근대화가 (일본을 제외하면) 왜 그렇게 느린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하곤 합니다.
그런데 국가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것이 아쉬워 보일 수 있지만
생애주기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놀라운 일이지요.
2천년을 간 동아시아의 정치외교적 체제, 학문적 체계, 사회적 구조
그 밖의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양복을 입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기이한 노릇이지 않습니까.
저는 근대화의 길이 반드시 옳은 길이며 인류의 보편적 통과의례라고 보지 않습니다만
그렇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나고 밖으로 밖으로 몸부림치는 광경만큼은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평생 자신이 살아온 길에서 전혀 진전이 없던 사람이 외교 무대에서 그대로 자신의 삶을 반복하는 광경을 보고 있으면
클리블랜드 대통령에게 절을 할지언정 저 보빙사의 유연함은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나 실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