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형태라는 작품을 아시나요?
옛날에 한 번 봤는데, 초등학교 때 청각 장애를 가진 여자 주인공 쇼코가 남자 주인공 쇼야와 친구들에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고, 고등학교에 와서 화해하고 연애를 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여기에 보신 분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내용을 차마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쇼코처럼 장애는 없지만 초등학교 때 괴롭힘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그렇게 가해자를 쉽고 간단하게 용서하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또 초등학교 때 쇼야와 같이 쇼코를 괴롭혔던 아이들이 반성한다고 할 수 있는 태도도 찾기 힘들었고, 특히 카와이가 자기애에 가득 차 후반부에 쇼코한테 하는 대사는... 참 힘들었네요.
저는 이 작품이 지나치게 쇼야의 시점에서만 서술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분명 이시다 쇼야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작품 내 인물들도 자기만족을 위한 사과는 의미가 없다고 말하죠. 하지만 어째서인지 피해자인 쇼코가 느낀 고통은, 쇼코의 시점은 무시되고 있다는 느낌이 짙었고요.
서사를 이끌어가는 두 사람이 쇼야와 쇼코인데도, 그 중에 한 명의 시선과 감정이 무시된 채 진행되는 것이 그 작품의 연출이라면 그 스토리는 죽은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나니 여러가지로 비교가 되네요. 우영우는 확실히 이야기를 중심에서 이끌어 나가고, 장애인으로서 어떤 차별과 고통을 겪는가와 우영우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럼에도 과장되지 않고 절제된 연출로 보는 사람에게 그것을 전달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요.
보신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좀 궁금하네요.
애니메이션에선 많은 내용이 분량상 생략되었어요.
만화책 원작으로 보시면 충분하진 못해도 아쉬움을 어느정도 덜어내실 수 있을 거에요.
만화책 원작으로 보시면 충분하진 못해도 아쉬움을 어느정도 덜어내실 수 있을 거에요.
22.07.19. 09:28

Cristal 글쓴이
1
에코파시스트
그렇군요. 나중에 시간 되면 한 번 읽어볼게요.
22.07.19. 09:30

지고지순한 야마토 나데시코 하나 앉혀두고 연애시키기엔 조금 심심하니까 귀 안들리게 해볼까? 하는 발상에서 나온 작품이라고 생각
22.07.19. 09:55

Cristal 글쓴이
알렉산드르_뷰코크
장애랑 학폭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그딴 식으로 소비해 버린 게 특히 불쾌한 부분
22.07.19. 11:40
cmt al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