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도 실책이 있단 건 압니다.

항문파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 선거에 패배하게 한 책임이 있다는 것, 그로 인해 굥정부를 만들어낸 책임이 있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같은 민주당 일부 지지자들이 대선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는 등, 본인의 지지율만 지키고 빠져나갔다는 등, 이낙연이랑 윤석열을 만들어 놓고 자기 안위만 챙긴다는 등, 재임 땐 입 다물고 벙어리처럼 있다가 파양 논란 터지니까 이제서야 입 터냐는 등 비난하는 것은 참기가 힘듭니다.

어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냐고요? 이 나라의 언론 지형은 너무나 민주당에게 불리하니까요.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순간 민주당과 대통령은 동시에 두고두고 폭격을 맞아야만 하고, 그 방식으로 노무현이 죽어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신 사람이니까요.

문재인 대통령께서 정치적 발언을 했다고 칩시다. 그래서 외람이들의 선동을 받았다고 칩시다. 그로 인해 문재인 정부-민주당-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했다고 칩시다. 그랬다면 이 사람들이 '그래도 민주당과 후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줬다'라며 옹호해 줬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정권심판 프레임에 말려드는 자충수를 택했느냐, 왜 본인 지지율 하락에 이재명까지 물귀신으로 끌고 들어가느냐, 긁어 부스럼으로 대선을 망치려고 하느냐... 이런 소리가 나왔을 테죠. 그런 상상밖에 안 들어요.

민주당과의 분리로 본인만 저격을 피했다고요? 지금 굥정부 들어와서 외람이들이 죽이려 드는 게 대선 말부터 현재진행형인 건 둘째치고, 그럼 분리되지 않고 다 같이 함께 맞았다면 이재명과 민주당은 피해가 적었을까요? 문재인 비리 운운하고 정권심판 정권교체를 부르짖는 사람들이, 과연 이재명을 거기에 엮지 않았을까요?

이낙연이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은 건 사실입니다. 다시는 이 나라 민주당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격하게 동의합니다. 근데 국무총리 때까지만 해도 병크 안 터트리고 무난하게 해냈던 사람이 당대표가 되어서 지 지역구를 국짐에 헌납할 것이라고 문재인이 어떻게 예상하나요?

윤석열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려 이재명 대표가 검찰총장에 기용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정의당이 동의했을 정도로 자기 입으로 허구한 날 검찰개혁 수사권 조정을 외치고 다닌 사람이 그따위로 배신을 때릴 것이라고 어떻게 예상하나요? 

참 괴롭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재명 대표도 민주당을 지켰고 지켜 나갈 유일한 희망인데 이런 식으로 분열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찢빠라며, 낙빠라며, 대깨문이라며, 수박이라며 욕을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 말로 끝마치겠습니다.

문재인 또한 한 명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